고인 좌우명 ‘해불양수’ 뜻 기려
文 대통령 “통합의 큰 흔적 남겨”
정세균 “협치 잘한 진짜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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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9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한동 전 국무총리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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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의 거목’ 고(故) 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마지막 길에는 정치권의 초당적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고인의 좌우명 ‘해불양수’(海不讓水·바다는 어떤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처럼 그가 생전에 실천했던 ‘협치와 통합’의 정신을 높이 기렸다.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일 서울 건국대병원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보내 “우리나라 정치에서 통합의 큰 흔적을 남기고 지도력을 발휘한 이 전 총리님을 기리고, 유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전해달라”는 추모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초선 의원 시절 고인과 인연을 맺었다고 소개하며 “까탈스러운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해주신 게 기억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남기 국무총리 대행은 “IMF 위기를 막 극복할 때 2년 이상 총리로서 경제·사회부처의 정책과제를 잘 조율하고 아울렀던 유능한 총리로 기억한다”고 했고,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여야 간 협치를 잘 해주셨던 진짜 정치인으로 기억한다”고 회고했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도 조문을 마친 뒤 “모든 일을 시원시원하게 처리했다”고 떠올렸다.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정치가 갈수록 각박해지는데 이 전 총리 같은 분의 정치력이 정말 아쉽다”고 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복심이었던 박지원 국정원장도 빈소를 찾았다.
정치권도 일제히 고인의 정치인생을 기리며 추모의 정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0여년 정치인생 동안 초당적 협력과 협치를 중시했던 의회주의자, 늘 통 큰 정치를 보여준 거목”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은 “살아있는 정치 교과서라 불릴 정도로 우리 국민들을 위해 헌신했던 모습을 잊지 않겠다”고 애도했다. 이 전 총리의 16대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으로 국회에 첫발을 디딘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상주 격으로 빈소를 지켰다. 재계에서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손경식 경총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명의의 조화가 빈소에 놓였다.
고인은 한국 현대사 보수진영을 상징하는 인물 중 하나다. 서울대 법대 졸업 후 서울지법 판사, 서울지검 검사를 거쳐 전두환 정권 출범 직후인 1981년 11대 총선에서 민정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이후 16대까지 내리 6선을 한 그는 노태우 정부에서 내무부 장관을 역임했고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에서 각각 한 차례씩 원내총무(원내대표)를 맡았다. 대권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1997년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회창 대세론을 넘지 못한 뒤 탈당해 김종필(JP) 전 총리 중심의 자민련 총재로 변신했다. ‘DJP연합’으로 출범한 김대중 정부에서는 국무총리직을 맡았다. 2002년 대선 낙선 뒤 한나라당에 복당해 원로 역할을 하다 정계 은퇴했다. 이 전 총리는 지난 8일 숙환으로 별세했으며 발인은 11일 오전 6시다. 슬하에 지원·용모(건국대 교수)·정원(고려사이버대 교수)씨 등 1남 2녀를 뒀다. 두 사위는 허태수 GS그룹 회장과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이다. 배두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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