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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건강한 가족] 아랫도리 뻐근, 소변 볼 때 찌릿? 재발 잦은 만성 전립샘염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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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과신 말고 생활습관 개선

중앙일보

전립샘은 남성에게만 있는 밤톨만 한 작은 장기다. 소변 길과 정액 길의 교차로에 있고 성 신경과 혈관들로 붙어 있어 관리하지 않으면 각종 남성 질환에 시달리기 쉽다. 전립샘에서 나오는 전립샘액은 정자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세균의 침입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일을 한다. 이런 전립샘에 염증이 발생한 질환이 ‘전립샘염’이다. 남성의 절반가량이 평생 한 번 이상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50세 이하 청장년층에서 가장 흔한 전립샘 질환으로 꼽힌다. 전립샘은 방광 아래쪽에 위치하면서 요도를 감싸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통증과 함께 소변 배출에 영향을 미친다.



발병 원인에 따라 네 종류로 구분

전립샘염은 크게 네 종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분류한 기준에 따라 급성 세균성 전립샘염, 만성 세균성 전립샘염, 만성 골반통 증후군, 무증상 전립샘염으로 구분한다. 기본적으로 세균성 전립샘염은 요도를 통해 균이 전립샘으로 거꾸로 올라가는 상행성 감염이 가장 흔하다. 직장 내 균들이 전립샘으로 직접 전파되거나 림프관을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성관계 시 성병성 균에 감염될 수도 있다. 반면에 비세균성 전립샘염은 전립샘 내로 소변이 역류하거나 근육과 신경세포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면역체계 이상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급성 세균성 전립샘염은 갑자기 염증이 생긴 경우로 오한을 느끼면서 열이 나고 소변 볼 때 따가워한다. 만성 세균성 전립샘염은 전립샘에 염증이 주기적으로 재발하는 특징이 있다. 열이 없는 대신 소변 볼 때 작열감을 느끼고 회음부·음경·고환 부위 통증이 심하다.

만성 골반통 증후군은 전립샘에서 특정한 균이 자라지 않거나 염증이 많이 검출되지 않아도 만성적으로 골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다. 증상은 만성 세균성 전립샘염과 비슷하다. 무증상 전립샘염은 증상은 없지만 정액이나 조직 검사에서 염증이 발견되면 진단한다. 노원을지대병원 비뇨의학과 이준호 교수는 “동네 비뇨의학과 외래 환자의 25%가 전립샘염 환자로 추정된다”며 “그중 만성 골반통 증후군이 가장 흔하다”고 말했다. 특히 예전에 전립샘염을 앓은 적이 있거나 전립샘비대증이 있는 사람,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적 질환을 앓는 사람,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전립샘염 고위험군에 해당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치료 방법은 유형별로 다르다. 급성 세균성 전립샘염은 만성으로 진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충분한 기간 동안 항생제를 사용해 치료한다. 통증이 심해 소변 보기가 힘들면 도뇨관을 삽입하기도 한다. 만성 세균성 전립샘염도 균 치료에 적합한 항생제를 쓴다. 무증상 전립샘염은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문제는 만성 골반통 증후군이다. 다른 유형의 전립샘염보다 치료가 잘 안 되는 경향이 있다. 환자의 상태와 호전 정도를 고려하면서 항생제를 투여하고 통증·증상 개선을 위한 알파 차단제·소염제·진통제를 쓰거나 전립샘 마사지를 반복한다.

규칙적인 성생활, 온수 좌욕 좋아

만성화한 전립샘염은 재발이 잦은 데다 단기간 내 치료를 기대하기 힘든 질병이다. 그러나 이 교수는 “규칙적인 성생활과 온수 좌욕 등의 방법으로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발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성 환자라면 주 2회 정도 규칙적으로 성생활을 하면 좋다. 사정하면 전립샘액의 배출과 혈액순환을 도와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된다. 온수 좌욕은 전립샘과 회음부 근육을 이완해 통증을 줄이고 염증 분비물의 배출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전립샘 혈류를 증가시켜 약물의 침투 효과를 높여주는 역할도 한다. 반신욕 욕조나 좌욕기, 대야에 40~43도의 따뜻한 물을 받아 4~5분간 항문을 담그면 된다.

전립샘염은 생활습관과도 밀접하다. 발생 가능성을 줄이려면 통증을 유발할 만한 요인을 없애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되도록 과로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정서적인 안정을 찾는다. 회음부에 압박을 주는 상황 역시 피해야 한다. 운전이나 앉아서 일할 때 운전석과 의자에 푹신한 방석을 깔고, 자전거나 오토바이는 가급적 오래 타지 않는다. 전립샘염은 면역력이 떨어질 때마다 재발하므로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이 교수는 “술·담배는 물론이고 커피나 맵고 짠 음식 같은 자극적인 음식은 전립샘 건강에 좋지 않다”며 “심한 변비는 배뇨 증상을 악화하고 골반 근육을 긴장시키므로 변비가 있다면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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