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수소경제를 꽃피우려면 충분한 '그린 수소'가 필요하다. 수소는 그 생산방식에 따라 그린, 그레이, 브라운, 블루 수소 등 4가지로 구분된다. 현재 생산되는 대부분의 수소는 화석연료를 화학적으로 변환(개질)하거나 태워서 만든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기에 그레이 내지 브라운 수소로 분류된다. 반면 신재생발전이나 원전의 전기로 물을 분해하면 탄소 배출 없는 그린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국내 수소 생산량은 3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그나마 그린 수소는 단 한 건도 생산되지 않았다. 수소경제를 붕어빵에 비유하면 그 핵심인 팥소(앙꼬)가 빠진 꼴이다. 이 같은 역설을 타개하기 위해 국내 대기업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폐플라스틱·폐비닐을 활용한 수소생산기술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다. 현대중공업은 한 발 더 나아가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해상 플랜트 개발에 나섰다. 동해 부유식 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으로 바닷물에서 수소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6일 울산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한 비전 선포식을 갖고 팡파르를 울렸다. 세계 최고수준 조선 기술력을 가졌으니 부유식 풍력단지 조성 자체는 낙관적이다. 다만 동해안은 평균 풍속이 느리고 풍향도 일정치 않아 발전 효율성이 떨어져서 문제다. 여건이 좋은 북해를 이용하는 독일·덴마크의 풍력에 비해 경제성도 낮을 수밖에 없다. 6GW급 해상풍력발전소를 짓더라도 충분한 그린 수소를 경제적으로 생산하려면 넘어야 할 기술적 벽은 높다. 그런 맥락에서 원전을 이용한 그린 수소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미국과 프랑스 등의 동향을 곱씹어 볼 만하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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