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동탄 30㎞ 구간에 지하터널
상부 공간엔 공원 등 조성 추진
사업 확정 땐 교통난 해소 이점
강남 일대 집값 상승 우려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다음 달 확정 여부가 결정되는 경부고속도로 동탄~강남 구간에 대한 지하화 방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상습 정체 구간의 지하화를 통해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교통난 해소가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입체화 사업을 통해 상부 구간에 공원 등이 들어설 경우 서울 강남 일대 집값 상승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기에 23조원을 웃도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과 화재 등 각종 사고, 재해 등 안전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9일 정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다음달 중 확정하는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년)에 경부고속도로 강남~동탄 구간을 지하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경부고속도로 교통난 해소를 위해 수도권 여러 구간을 지하화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현실화된 적은 없다.
서울 서초구는 양재IC∼한남IC 6.4㎞ 구간에 대해 지하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심도(지하 40m 이상 깊이)에 터널을 만들어 강북과 올림픽대로로 이어지는 차량은 지하도로를 이용하고, 도심지 이용 차량은 지상 차로를 이용하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이런 가운데 노형욱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경부고속도로의 구체적인 지하화 구간을 언급하면서 사업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다. 노 후보자는 지난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강남에서 동탄 구간을 입체화해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입체적 확장'은 고속도로 지하에 터널을 뚫어 지하 구간을 신설하는 것을 말한다.
사업이 현실화되더라도 추진 과정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막대한 사업비가 부담이다.
토지 보상비는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지하 공사인 만큼 천문학적인 공사비가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구가 추진하는 지하화 사업만 해도 공사비가 3조3000억원 이상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강남(양재IC)에서 동탄(동탄IC) 구간의 거리는 약 30㎞다. 이 구간을 지하화할 경우 사업비만도 23조원을 웃돌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지하화 사업이 반영된다고 해도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등도 거쳐야 한다. 또 고속도로를 지하화할 경우 화재 발생 때 진화나 대피가 어렵고, 각종 사고나 재해의 취약성을 해소할 대안 마련이 난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경부고속도로는 서울 서초구 등 강남권 일대를 지나는데, 입체화시 집값 상승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현재 국토부가 검토되는 방안은 지상과 지하 모두 도로로 활용한다는 구상이지만, 입체화를 통한 공원 등이 조성될 경우 집값을 부추길 수 있다.
이범현 성결대 도시디자인정보공학과 교수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방안은 경제적 측면에서는 장점이 많겠지만, 만약 상부 공간에 공원 등을 지을 경우 강남·서초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전국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불안해질 수 있다"며 "공공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감안해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