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임단협 과정서 전운
재계 "경영 여전히 불안정"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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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터널이 끝나갈 조짐을 보이자 노동계가 잇달아 '하투'(夏鬪)에 시동을 걸면서 모처럼 살아난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많은 부분을 양보했던 노동계는 올해 경기회복과 기업실적 기대감을 바탕으로 과도한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설립된 사무직 노조까지 목소리를 높이면서 기업들은 샌드위치 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9일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그룹 계열사 중 최초로 쟁의실행 절차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주 쟁의활동 찬반 전자투표를 실시해 91.4%의 찬성률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조만간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를 결정하면 실행 가능성이 높다. 이는 이재용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종식을 선언한 후 삼성의 첫 파업이 되는 것이다.
LG전자는 새로 설립된 사무직 노조가 기존 노조의 9%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분리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LG전자 사무직 노조의 이 같은 요청을 기각했지만 노조 측은 재심 요청과 행정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도 최근 임금협상에서 생산직 노조 측이 13%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2년간 노사가 합의했던 3%대 인상률을 크게 웃돈다. 사측은 SK하이닉스의 두 번째 노조인 기술사무직 노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주 임금협상을 시작하는 자동차업계도 반도체 쇼크에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오는 12~14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올해 임단협 요구안을 확정하는 현대차 노조는 작년에 11년 만에 임금을 동결했기 때문에 올해는 조합원의 자존심을 살려주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어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기아도 금속노조가 제시한 기본급 월 9만9000원 인상 이외에 지난해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 관계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단순히 지난해 실적이 좋았다고 해서 노조가 요구하는 대대적인 임금인상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노동계가 곳곳에서 투쟁을 선언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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