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밑돈 美 4월 고용지표
"근본 추세 아냐···경기회복 지속"
고용 부진했지만 확대해석 경계
높은 실업수당·학교 정상화 더뎌
몬태나주 등선 지급 중단하기도
일각 "자산매입 축소 늦출 가능성"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의 지난 4월 일자리 증가 폭이 예상을 크게 밑돌아 시장에 충격을 준 가운데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경기는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근본 추세도 달라진 게 없다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는 분석에는 동의하면서도 실망스러운 고용 지표가 다음 달에도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전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는 매우 이례적인 타격을 받았고 회복의 길은 다소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달 고용 시장은 수치로 나온 것 이상으로 강했다. 내년에 완전고용에 도달할 것”이라며 당초 전망을 바꾸지 않았다. 그러면서 “데이터는 매우 변덕스러우며 종종 놀라운 일과 일시적 요인이 생긴다”며 “한 달의 데이터를 근본 추세로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4월 고용이 최소 100만 개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7일 공개된 수치는 26만 6,000개 증가에 그쳤다. 월가에서 가장 높은 증가 폭을 제시했던 제프리스(210만 개) 기준으로 보면 8분의 1에 불과하다. 최소 5.8%로 떨어진다던 실업률도 6.1%로 되레 올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경기회복의 갈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압박하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논의가 어느 정도 수그러들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 J 키너핸 수석시장전략가는 “고용 지표가 너무 좋으면 연준에 상당한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생각보다 더딘 고용 시장 회복세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해소됐다는 해석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실제 상황은 훨씬 복잡하다. 월가에서는 고용 시장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경기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존의 실업급여에 추가로 주당 300달러(약 33만 6,000원)씩 더 얹어주는 시스템 때문에 학교가 완전등교를 실시하지 않아 학부모들이 일터에 나갈 수 없게 된 결과가 지금의 고용 보고서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체적으로 경제가 살아나면 이런 현실이 순식간에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당장 몬태나주는 실업급여 수령을 중단하고 최소 4주간 일하는 주민들에게 1,200달러를 지급하기로 했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는 오는 6월 말 모든 실업 관련 수당 지급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우려는 백신 접종률 상향으로 풀릴 수 있다.
이를 고려하면 연준의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시간표는 크게 달라질 게 없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실망스러운 지표에도) 연준은 테이퍼링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취약한 일자리에도 연준이 내년에 테이퍼링을 시작하고 2024년에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견해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시장에서는 4월 미국 고용 지표 발표 이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과 관련한 전망을 이전보다 미루는 곳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이번 고용 지표 발표 이후 유로달러선물시장에 반영된 금리 인상 예상 시점이 ‘2023년 3월에 90%’로 이전보다 뒤로 밀렸다고 보도했다. 이번 4월 고용 지표 발표 전만 해도 첫 기준금리 인상 시점으로 ‘2022년 12월에 90%’가 점쳐졌다. ‘2023년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생각이 없다’는 미 연준의 타임 스케줄보다는 여전히 앞서지만 기존 전망치보다 3개월이 더 밀린 것이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상 전에 테이퍼링을 시작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뒤 월가에서는 연준이 내년 초 자산 매입을 축소하기 시작하고 2023년 말을 전후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