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주 전체 코스피 선물시장에서 895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미니코스피200선물에서 3483억원어치(1만6454계약)를 순매도했지만, 코스피200선물시장(빅선물)에선 1조2443억원어치(1만1681계약)를 사들인 결과다.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 현물은 매도하면서 선물을 사들이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 3~7일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물 806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3월부터 1년2개월 동안 공매도가 금지되자 이를 대체하기 위해 코스피 선물을 매도하는 형태로 하락을 방어했다. 이런 과정에서 코스피 현물이 선물보다 고평가됐는데, 지난주부터 공매도를 재개하자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들이면서 불균형을 해소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외국인은 전체 공매도 거래 가운데 89%를 차지했다.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순매도한 배경에는 이러한 흐름이 깔려있다.
다만 이런 흐름에도 지난주 코스피는 1.5% 반등해 주목된다. 공매도 재개로 증시가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은 기우에 그쳤던 셈이다. 주가 과열 논란을 빚는 바이오 등 일부 업종에서 공매도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이 또한 주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공매도 취약 종목으로 거론되던 셀트리온 또한 지난주 주가가 보합세를 보였다. 지난주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554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투자자 또한 233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를 시작하면 주가가 빠질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무색한 상황"이라며 "공매도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다.
이 결과 코스피는 지난 7일 3197.20을 기록하며 3200선에 다시 근접했다. 코스피는 지난달 28일 3200선 밑으로 내려간 뒤 줄곧 3100선에 머물고 있다.
반면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닥150선물시장에서 1535억원어치(1만1299계약)를 순매도해 대조를 이뤘다. 지난주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376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현물과 선물 모두 팔았던 것이다. 코스닥은 지난달 28일 1000선 밑으로 떨어진 뒤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은 뒤로 성장주 위주로 구성된 코스닥이 다소 피해를 보는 양상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 미국 경기가 과열 국면에 들어선 것은 아니기 때문에 파장은 단기간에 제한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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