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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코로나와 3대 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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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매일

[김동우 칼럼] 김동우 논설위원

코로나19가 발병한 지 벌써 1년 반이 넘어가고 있다.

1년이 지나서야 일부 국가에서 코로나19를 물리칠-수 있는-무기,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위세는 요지부동이다.

한국동란은 난리가 아니다.

확진자 사망과 병원 치료, 접촉자 자가격리 등 인명 피해는 물론 자영업 파탄과 기업도산 등 경제적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행정력과 정치력 낭비, 사회갈등 등 국가역량의 소진도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막대한 피해다.

대지 곳곳에 무작위적으로 퍼붓는 포탄처럼 코로나19는 사회 전반을 후벼 파며 깊은 상처를 남기고 있다.

코로나19 자체가 '대란(大亂), 카오스(Chaos)'이지만, 그 대란을 더욱 악화시키는 또 다른 대란이 벌어졌다.

이른바 3대 대란이다.

최초 대란이 '보건용 비말 차단 마스크 구입난'이다.

마스크가 코로나19의 최대 방역임이 입증되자 그 수요가 급증했다.

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약국으로 몰려가 장사진을 이루는 등 온통 야단법석을 떨었다.

사재기로 큰돈을 번 자도 속출했다.

가격도 몇 배 올랐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해 3월 9일 '공적 마스크 5부제 판매'를 실시했다.

한 사람이 일주일에 2개(4월 27일부터 3개)만 살 수 있었다.

신분증을 반드시 가지고 가야 했다.

2011년 이후와 1938년 이전 출생자를 위한 대리 구매가 가능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마스크를 팔아 본 적 없는 우체국에서도 판매토록 했다.

더욱이 정부는 마스크 제조업체로부터 생산량 전부를 구매해 판매한다고 해서 '공적 마스크'라는 별칭까지 붙였다.

5부제 판매는 6월 1일까지, 공적 마스크 제도는 7월 12일까지 이어진 뒤 시장공급 체계로 전환됐다.

국가가 그 흔했던 마스크 판매에 직접 관여했다니 역사에 남을 일이다.

현재 마스크 대란은 말끔히 종식되었다.

마스크 대란에 이어 쓰레기 대란.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가족이나 친구들의 모임 축소에다 재택근무 증가로 식당을 찾는 일이 크게 줄었다.

대신 음식배달과 포장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시쳇말로 배달의 민족답게 '배달의 민족'이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배달 오토바이가 전국 곳곳을 경쟁적으로, 목숨을 걸 정도로 누빈다.

코로나19로 살판나고 몸값을 부쩍 키웠던 마스크처럼 오토바이도 그에 못지않다.

코로나19 침공을 방어할 수 있는 방편은 되지만, 문제는 그 음식을 포장한 용기에 있다.

대부분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처리하기도 어려운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그리고 비닐이다.

소중한 자원이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셈이다.

많은 가정에서 배출되는 쓰레기의 절반 정도가 일회용품 용기라 보면 맞다.

코로나19가 소비 형태도 변화시키면서 온라인 쇼핑에 따른 택배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물동량이 30~40%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갈수록 증가 추세다.

여기서 문제 역시 엄청나게 폐기되는 포장재료다.

곳곳에서 매립장을 신설해야 할 처지다.

코로나19가 종식되어도 쓰레기 대란은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음식이나 각종 생활용품 배달은 가격이나 시간 면에서 이익이거나 편리한 면이 많다.

이렇게 잦아진 배달행위가 습성화되어 배달문화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동우 논설위원이젠 백신 대란이 발생했다.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기미는 가물가물하며 의료인들이 4차 유행을 예측하는 가운데 백신 접종은 느리기만 하다.

백신 확보량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코로나19 블루 아니 레드나 블랙에 걸릴 정도다.

오죽 답답하면 야당이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늑장 도입을 비판하며 국정조사까지 요구하지 않았는가? 한때 K 방역으로 많은 국가로부터 부러움을 샀던 대한민국이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조치를 해제하는 백신 접종률 이 높은 이스라엘이나 미국 등을 오히려 부러워해야 하는 꼴이 됐다.

난리가 났다.

백신을 구하느라 말이다.

대통령이 백신 제조사 CEO와 만나 백신 기술이전 연장과 사용허가 협력 등을 논의하는 등 백신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부는 9천900만 명분 백신 확보는 약속이 아닌 계약이라며 자신감을 보인다.

하지만 늘 그래왔듯이 이 역시 정치 전략의 일환이 될 공산이 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정부는 백신 관련 시종일관 불러대는 노래가 있다.

"올 11월 집단면역 형성 전선에는 이상이 없다." 현재 의료 수준으로는 집단면역만이 코로나19 종식이니 믿어봐야지 않겠는가? 여하튼 K 방역 자만(自滿)이 3대 대란을 초래했다.

정부는 여름에 노래만 신나게 부르다 겨울에 개미에게 음식을 구걸해야 하는 베짱이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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