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불명으로 실려 온 두 살 아이 '온몸에 멍'… 또 입양아 학대 사건

뇌수술 받고 회복 중… 아직 의식을 찾지는 못해

두 살짜리 입양아동을 학대해 의식불명에 빠뜨린 혐의로 30대 양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폭행 혐의를 일부 인정한 양아버지에 대해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정인이 학대사망 사건’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입양아동 보호를 위한 ‘아동학대 근절 대책 특별법안 제정’ 요구가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9일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중상해 혐의로 남성 A씨를 이날 오전 0시9분쯤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30대인 A씨 부부가 입양한 B(2·여)양은 전날 오후 6시쯤 A씨 주거지 인근인 경기 화성시의 한 병원에 의식불명 상태로 실려 왔다. B양의 몸에선 뇌출혈과 함께 얼굴을 비롯한 신체 곳곳에서 멍이 발견됐다.

병원 의료진은 B양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인천의 대형병원으로 이송했고, 오후 6시52분쯤 경찰에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B양이 학대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것으로 판단, A씨를 긴급체포하고 학대 여부와 경위를 수사 중이다. B양의 양어머니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A씨 부부는 지난해 8월 한 입양기관을 통해 B양을 입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입양 이후부터 현재까지 B양과 관련한 학대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B양은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지만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조사 과정에서 폭행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며 “내일쯤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일부 시민단체의 ‘아동학대 근절 대책 특별법안 제정’ 요구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인도주의적 입양의 덕목까지 망가뜨린 정인이 학대사망 사건을 계기로 아동 인권보호를 위한 법적 장치를 강화해 달라고 국회에 요구하고 있다.

수원=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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