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금리상방압력, 늘어난 유동성 출구는?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물가가 2.3%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금리 상방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유가 등 원자재가격이 앞으로 20년간 상승하는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생긴다. 금리상승에 부정적인 발언을 했던 미국 당국도 상승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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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를 거치면서 급증한 국채물량과 지속된 저금리 기조로 풀린 과도한 유동성이 우리나라 경제의 큰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대표적 원자재 지표인 골드만삭스 원자재지수(S&P GSCI)는 지난 5일 기준 519.21을 기록했다.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두바이유는 5일 기준 배럴당 67.20달러에 거래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은 올해 일평균 석유 수요가 9646만배럴로 1년 전에 비해 6.6%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여름철 성수기에 진입하면서 골드만삭스는 향후 6개월 내에 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KDI에 따르면 유가가 70달러까지 치솟으면 물가는 0.8%포인트 뛴다.
농산물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옥수수 선물가격은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전달 대비 31.1%나 급등했다.
미국 내에서도 금리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지낸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시사경제지 '더애틀란틱' 주최 화상 콘퍼런스에서 사전 녹화된 연설을 통해 "경제가 과열하지 않게 금리를 다소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 재배치로 인해 매우 완만한 금리 인상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상승은 없다고 일축해온 기존 입장과는 결이 다른 발언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기류와 무관할 수 없다. 미국 금리상승은 우리나라 금리상승에 즉시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리가 오르게 되면 코로나19 과정에서 시장에 풀린 유동성이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부동산, 주식시장 모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옐런 장관이 금리인상을 시사한 날 미국 나스닥은 2% 넘게 급락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금리 시기 '영끌', '빚투'를 한 이들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나라살림 씀씀이가 커진 점도 타격으로 돌아온다.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하며 10조원 가량씩 국채를 발행해왔다. 국채금리가 올라가면 국채발행에 따른 이자 부담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확대된 재정지출을 줄이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한번 지출하면 줄이기 힘든 복지지출 성격상 가능할지 미지수다.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오히려 정치권의 복지지출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다.
정부는 이에 금리인상이 급격하게 일어나지 않도록 사활을 걸고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4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인플레이션 우려, 시장변동성 확대 등 경기 회복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위험요인들이 과도하게 해석되어 경제회복 심리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필요시 적기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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