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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혼돈의 가상화폐

"주식 주택 가상화폐 과열" 더 세진 미국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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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주식 등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시스템 리스크가 커졌다며 자산가격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연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리스크를 키우고 있어 취약성이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가상화폐거래소 규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히는 등 관련 당국이 연쇄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6일(현지시간) 연준은 2021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마지막 보고서를 냈던) 지난해 11월 이후 위험자산 가격이 계속해서 올랐다"며 "위험 감수 성향이 떨어질 경우 자산가격이 크게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은 매년 상·하반기 두 번에 걸쳐 금융안정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 작업을 주도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다양한 종류의 자산 평가액이 이미 오른 상태였던 지난해보다 더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 주식 투자 외에 가상화폐, SPAC(기업인수 목적회사), IPO(기업공개) 등 다양한 시장에서 과열이 빚어지고 있음을 우려한 것이다.

연준은 미국 경제 회복이 지연될 경우 초래될 위험 요소에 대해 지적했다. 경기 회복이 지연되면 차입 비중이 높은 보험회사와 헤지펀드가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머니마켓펀드 인출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은 특히 지난 3월 말 발생한 '아케고스 사태' 가 위기의 신호를 준 것으로 평가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의회와 함께 가상화폐거래소 규제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이날 미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투자자들이 보호받지 못하는 일부 분야가 있다"며 "비트코인이 그렇다"고 말했다. SEC는 단타 매매를 부추기는 로빈후드와 같은 무료 주식앱에 대한 규제도 마련할 계획이다. 팬데믹 이후 상승장에서 이 같은 규제가 구체화하면 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7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4월에 일자리(농업 제외)가 26만6000개 늘었다고 발표했다. 실업률은 지난 3월 6.0%에서 4월 6.1%로 되레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컨센서스(100만개)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일자리 쇼크'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 고용 통계는 향후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예상 밖으로 일자리 회복세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테이퍼링'(유동성 공급 축소) 논란은 당분간 잠잠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스팩상장·가상화폐에 뭉칫돈…연준 "위험 투자성향 역대급"


80쪽 반기보고서 곳곳에 자산버블 위험 경고

아케고스사태 비중있게 다뤄
헤지펀드 차입거래 위험수위
"적절한 안정장치 필요" 강조

신흥국발 코로나 위험 악화땐
회복중인 美경제에 부메랑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은행, 경기하강 대비해
자본확충 서둘러야" 권고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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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의 위험 감수 성향이 높아지며 이와 관련된 취약성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 레이얼 브레이너드의 진단이다. 연준 금융안정위원장인 브레이너드 이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무장관,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로 영향력 있는 여성 실세다.

이런 브레이너드 이사가 주도해 6일(현지시간) 펴낸 연준의 금융안정보고서는 80페이지 분량인데, 곳곳에 경고 사인을 붙여놨다.

연간 2회 발간되는 이 보고서는 최근 6개월을 중심으로 경제 상황 변화를 분석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위험 감수 성향이 낮아지면 일련의 자산 가격은 대규모의 급작스러운 하락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며 "이는 금융 시스템의 광범위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트라우마'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연준은 특히 코로나19 억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회복이 정체되면서 가계와 기업을 제약해 이런 시나리오가 실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높은 차입거래와 이에 따른 불투명한 위험 지역이 헤지펀드와 관련한 거래자들 사이에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위기는 이외에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유행처럼 흔해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이용한 기업 상장 열기는 투자자들의 위험 감수 성향이 "역사적인 수준으로 상승했다"는 증거라고 제시했다.

특히 최근 들어 거래액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이런 위험 감수 성향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봤다. 게리 겐슬러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지난 5일 로빈후드와 같은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이 거래를 게임화한다고 우려를 표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보고서는 최근 6개월 동안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하고 있음에도 저등급 회사채 금리가 '심각하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투자에 나선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지난 3월 말 주요 대형 투자은행에 10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초래한 이른바 '아케고스 사태'에 대해서도 비중 있게 다뤘다. 이런 사고의 재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전이시킬 수 있는 헤지펀드와 다른 차입거래 주체들에 대해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요지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아케고스 사태는 헤지펀드가 노출된 위험을 간과하고 있음을 보여줬고, 헤지펀드들의 차입거래 관련 규정들이 중요한 위험을 놓칠 수 있음을 상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헤지펀드들의 차입 규모가 역사적 평균보다 높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를 토대로 이런 헤지펀드 등의 활동에 대한 세분화된 거래 공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EC도 이러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헤지펀드를 비롯한 대규모 차입거래 투자자들의 거래 내역이 낱낱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수요가 약해진 상업용 부동산은 여전히 잠재적으로 취약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보험회사를 비롯해 각종 금융권이 위기 전 이런 부동산 투자를 늘렸지만 아직 본격적인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위험이 있다고 본 것이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미국의 전반적인 금융 시스템은 안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은행들은 경기 하강에 대비해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신흥국발 위험이 미국에 전염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악화되면 신흥국과 유럽 금융 시스템에 악영향을 미치고, 글로벌 금리 인상 시 일부 개도국은 재정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금융 시스템에 추가적인 위험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시스템이 적절한 안전장치를 갖췄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 서울 =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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