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배 원장의 IITP 역할론
전성배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원장. 박해묵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중요한 건 ‘원천 기술’입니다. 정보통신기술(ICT) 연구개발(R&D)에 가장 힘을 쏟아야 할 것도 원천 기술 확보입니다.”
1년에 1조3000억원의 R&D 예산을 움직이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전성배 원장은 인터뷰 내내 ‘원천 기술’을 수차례 강조했다. 국내 유일 ICT R&D 전담기관의 수장으로서, 미래 ICT 경쟁력의 성패를 가를 핵심은 ‘원천 기술’ 확보라는 것이다. IITP원장으로서, 인공지능(AI), 6세대(6G) 이동통신, 소프트웨어(SW) 등 미래 기술 먹거리 전반을 아우르는 원천 기술 발전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포부다.
“민간이 하기 힘든 도전형 R&D, IITP의 역할 필요”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기술 기획, 사업 평가·관리, 성과 확산 등 ICT R&D 전주기를 관리한다.
국내 ICT R&D의 큰 그림을 짜고 예산을 편성하는 곳인 만큼, IITP의 방향 설정은 향후 국내 ICT 기술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다.
전 원장은 국내 ICT 기술의 강점은 하드웨어인 반면, SW 등 원천기술 분야가 취약하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하드웨어, 네트워크 분야 국내 ICT 기술은 선도적이다. 한정된 재원을 바탕으로 빠른 발전을 이뤘던 점은 높이 평가해야 한다”면서도 “상용화가 빠른 영역에 집중하다 보니 원천 기술은 뒤처지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IITP의 역할도 이 부분에 집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 원장은 “원천 기술, AI, 소프트웨어, 플랫폼 등 시간이 많이 걸리는 영역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민간이 하기 힘든 고위험·도전형 R&D에 투자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IITP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전 원장의 각오는 당장 예산 편성에도 드러난다. IITP는 올해 중장기 기술 축적과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한 신규 고위험·도전형 R&D에 1336억원을 투입한다. 6G, 자율주행, 블록체인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872억원)보다 53% 늘어났다.
한국이 주도권을 잡은 5G에 이어 6G까지 이동통신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부족했던 부분 보완에 중심을 두되, 잘해온 분야의 기술 리더십 유지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바다도 건너는데 육지(6G)는 쉽지 않겠습니까”라며 웃어 보였다.
전성배 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원장. 박해묵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IITP 조직도 체질 개선...“전문성 확보” 최우선전 원장은 IITP 3대 원장으로서 임기 내 ‘직원 전문성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IITP가 ICT R&D 전담기관으로서 장기적인 발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전문성’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일종의 IITP의 ‘원천 기술’인 셈이다.
그는 “3년 임기는 짧다”며 “직원들이 전문성과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원장이 직원 개개인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것은 IITP의 ‘무게감’ 때문이다. 그는 IITP가 학계·업계에서 ‘저승사자’로 불린다고 전했다. 연구·개발을 기획하고, 수행 기관·기업을 선정하고, 성과를 평가하는 ‘관리자’이기 때문이다. 그는 “예산을 나눠주는 것 자체에 집중하다 보면 방향성을 잃을 수 있다”며 “기획·관리 기관으로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전문성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구성원이 단계적으로 경력을 쌓아갈 수 있는 조직 개편도 고민 중이다. IITP에는 세분화된 직급이 없다.
그는 “우선 직무를 명확히 하고, 전문성이 필요한 직위를 만들어야 한다”며 “종합적·전문적인 업무를 하는 자리는 길게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원장은 “일과 자기계발이 병행될 수 있도록 학업 지원 등 기회를 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지영기자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