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5 (금)

가치 소비를 꿈꾸는 소비자와 만난 ‘ESG’…‘환경’ ‘지속 가능성’ 키워드 내세운 기업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비건과 제로 플라스틱을 외치고, 재활용과 자연순환에 의의를 가지는 브랜드들의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의 원인은 사회적 가치에 관심이 높은 MZ 세대가 ‘미닝아웃(소신소비)’의 주축이 되기 시작하면서, 기업 역시 ESG 경영(환경 Environment, 사회 Social, 지배구조 Govermance)을 중시하게 된 때문으로 보인다.

매경이코노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MZ세대의 ‘환경’에 대한 생각?

#1. “한 소셜 데이팅 앱의 발표에 따르면, Z세대는 피크닉이나 등산과 같은 야외 데이트에서부터 식물과 관련된 다양한 관심사까지 대화 상대와의 공통된 프로필 관심사나 환경에 대해 공감하며 소통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칭 상대를 고려할 때 환경에 관한 관심이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해당 앱에서는 회원들이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프로필에서 식물과 관련한 관심사를 새롭게 도입했다.”

#2.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남녀 5087명을 대상으로 ‘친환경 생활에 대한 인식과 현황’(2019)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일상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친환경 생활을 반드시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75.4%가 ‘반드시 해야 한다(필수다)’라고 답했다. ‘현재 일상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필환경 생활을 하고 있다’는 질문에는 ‘철저하게 필환경 생활을 하고 있다’는 대답이 20.0%, ‘필환경 생활을 조금씩 시도하고 있다’는 76.5%에 달했다.(참고: 잡코리아·알바몬, 2019)”

유통·식음료 업계 → ‘생분해성 소재·일회용품 절감을 통한 탄소 감축’ ‘비건’

매경이코노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환경 문제에 있어서 가장 발 빠르게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유통과 식음료 업계다. 생수 및 음료 페트병이 유색에서 투명색으로 교체되고, 라벨을 빼기 시작한 ‘라벨 프리’는 이제 ‘트렌드’이자 ‘경쟁력’이 되었다(투명 플라스틱은 고품질 원료로 재활용을 높인다). 또 일회용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카페 브랜드에서는 가게 내부 이용 시 컵, 빨대 등 일회용품 제공을 중단했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Better Together: 가치있는 같이’ 프로젝트가 있다. 스타벅스는 전국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대신할 ‘리유저블(Reusable)’컵 사용을 점진적 도입, 2025년도 일회용컵 사용률 0%에 도전한다. 리유저블컵 서비스는 일부 시범 매장에서 일회용컵을 대신해 일정 금액의 보증금이 있는 리유저블컵을 고객에게 제공하게 되며, 사용하고 난 컵은 리유저블컵 운영 매장의 무인 반납기 등을 통해 반납하면 보증금이 반환되는 방식이다. 스타벅스는 올해 시범 매장 운영 이후 향후 보완점 등을 개선해 2025년에는 전국의 스타벅스 매장으로까지 리유저블컵 사용을 확대, 일회용컵 사용을 전면 중단한다는 목표다. 이밖에도 스타벅스는 그동안에도 일회용품 사용 절감을 위해 종이빨대 전면 도입 및 일회용 컵 줄이기 캠페인, 친환경 소재 포장재 사용, 커피박 재활용 등 친환경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매경이코노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풀무원 계열의 로하스 프레시 마켓 올가홀푸드는 2020년부터 ‘녹색특화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녹색특화매장’은 환경부가 운영하는 ‘녹색매장’을 보다 확장·발전시킨 개념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녹색 소비문화 확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가 방이점은 소비자들이 친환경 소비를 직접 체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 존(Zone)’, ‘친환경 포장 존’, ‘친환경 생활용품 존’, ‘로하스 키친존’ 등 4개의 테마로 구성했다. 건강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남녀노소 소비자를 타깃으로, 제품 포장 구매 시 쓰레기 발생을 최소화하고 홈메이드 가정식 전문 코너, 제과·제빵류, 건강음료가 있는 베이커리 등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 배달 서비스가 늘며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 역시 논란이 뜨겁게 일고 있다. 이에 배달앱 3사가 플라스틱 1회용 수저류(수저·포크·나이프) 사용을 줄이기 위해 적극 나섰다. 지난 4월22일 환경부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3사가 음식 배달 시 제공되는 1회용 수저류 사용을 줄이기 위해 꼭 필요한 경우에만 1회용 수저류를 선택하도록 각 사의 앱 화면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배달앱을 통해 주문을 할 때 1회용 수저류가 제공되도록 기본값이 설정되어 있어, 미제공을 선택하지 않으면 1회용 수저류가 제공되는 형태였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폐기물이 발생되기도 했던 것. 이에 배달앱 3사는 소비자가 1회용 수저류를 요청하는 경우에만 제공되도록 올해 6월1일부터 본격적으로 기본값 변경을 적용한다.

호텔 업계 → ‘일회용품 절감을 통한 탄소 감축’ ‘비건’

매경이코노미

L7호텔×’미르 패키지’ (사진 롯데호텔)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MZ세대에게 호텔은 그저 특별한 날에 즐기는 곳이 아니다. ‘호캉스’나 ‘호텔 프로모션’ ‘호피스(호텔+오피스) 패키지’ 등 호텔 이용도가 높아지면서, 기업 역시 그들의 관심사인 ‘가치 소비’에 중점을 둔 친환경적인 프로모션과 패키지를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환경부의 일회용품 규제에 따라 2022년부터는 50실 이상 숙박업소에서는 일회용 위생용품 무료 제공이 없어진다. 이에 일부 호텔 업계에서는 다회용 대용량 용기(디스펜서) 등 대체품을 선택하고 ‘친환경 호텔’ 전환에 나섰다. 워커힐은 기존 사용하던 플라스틱 컵을 유리잔으로, 종이 코스터는 세척해 재사용할 수 있는 실리콘 소재로 교체했다. 짚을 원료로 하는 생분해성 용기를 도입해 일부 식음료 업장의 테이크아웃 및 포장 고객 서비스에 활용하고, 워커힐 HMR 제품을 비롯한 브랜드 제품의 패키지 또한 종이 재질의 박스테이프와 완충제를 도입하거나, 환경 친화적인 소재로 만들어진 것을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객실에는 고객이 체크아웃 후에도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소재의 어메니티 제품과, 포장을 최소화한 생분해성 소재의 슬리퍼, 종이나 옥수수 전분 재질의 런드리 백(Laundry bag) 등을 비치할 계획이다.

매경이코노미

‘비건 인 스타일 패키지’(조선호텔앤리조트), 워커힐의 친환경 어메니티와 포장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L7호텔은 미국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미르(MiiR)’와 함께 생활 속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베드 앤 도네이션(Bed & Donation)’ 패키지(~12월31일)를 선보인다. 미르는 ‘착한 텀블러’로 알려진 사회적 기업으로, 베드 앤 도네이션 패키지 이용 시 기본 객실 1박과 더불어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을 유도하고 기부 문화 장려를 위해 기부도 할 수 있도록 미르 텀블러 1개를 제공한다. 텀블러를 프런트에서 수령한 후 제품 하단의 기부코드(Give Code)를 미르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텀블러 금액의 3%가 물, 건강, 위생 분야에 기부된다.

그런가 하면 호텔가는 ‘비건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을 위한 호캉스 상품도 기획하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환경을 중시하면서도 푸드 시장 및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가치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웨스틴 조선 서울과 레스케이프에서 비건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한 ‘비건 인 스타일’ 패키지를 선보인다(~8월31일). 이번 ‘비건 인 스타일’ 패키지는 비건과 관련된 다양한 카테고리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어메니티, 메이크업, 스낵, 주류, 패션 등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비건주의 하이 퍼포먼스 브랜드 ‘아베다’와의 협업을 통한 100% 비건 성분의 화장품을 제공하거나, 투숙 기간 동안 몸을 가볍게 유지할 수 있도록 스낵, 주류와 조식을 비건 스타일로 꾸몄다.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변화는 반가워할 부분이지만, 한편으론 소비자들 사이에선 위생 문제에 대한 우려 역시 적지 않다. ‘취지는 좋지만, 코로나 시국에 위생상 걱정이 된다’ ‘디스펜서가 환경 취지에 맞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위생 관리 역시 쉽지 않다’는 것. 더불어 옥수수 전분과 같은 생분해되는 친환경 케이스로 제공하거나, 샴푸바와 페이스·보디바와 같이 종이로 포장된 고체 바 타입의 어메니티 등의 대체재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실제로 아난티 호텔, 안테룸 서울 등 국내 일부 호텔에서는 비누 형태의 어메니티를 제공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 ‘온실가스 감축’, ‘산림 복구를 통한 탄소 감축’

매경이코노미

지프는 트리플래닛과 함께 강원도 산림 기능 생태 복구 숲 조성에 나선다.(사진 지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과 환경에 대한 문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2018년 자동차 산업 전체의 ‘탄소 발자국’(개인 또는 단체가 직접 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 기체의 총량)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에 국내외에서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전기자동차, 연료전지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온실가스 저감자동차, 친환경 차량을 개발·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고, 자동차 업계 역시 ‘탄소중립 시대’를 선언, 브랜드의 특색을 입힌 친환경 캠페인을 선보이고 있다.

매경이코노미

서울스퀘어 및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 소등 전후 모습(사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볼보자동차의 경우 2040년까지 기후중립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에 따라 모든 운영 및 제품에 있어 탄소 배출량을 다루는 포괄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볼보는 이를 위한 첫 번째 단계로 2025년까지 차량 수명 주기에 있어 탄소 발자국을 40%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지난 2019년 지속 가능 전략인 ‘앰비션(Ambition) 2039’를 발표하며, 오는 2039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3월에는 ‘지구촌 전등 끄기’(매년 3월 마지막 주 토요일 1시간 동안 전등을 소등함으로써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되새기는 활동)를 통해 지구 환경을 보전하자는 캠페인 취지에 동참, 화제가 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공공건물에서만 1시간 소등으로 3131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뒀다고 알려져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한국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스퀘어와 협의해 지난 3월27일 저녁 8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사무실 내부뿐만 아니라 건물 외벽의 메르세데스-벤츠 삼각별 로고와 미디어 파사드를 일제히 소등했다.

지프(Jeep®)는 지구의 날을 맞아 환경 보호 사회혁신기업 ‘트리플래닛’과 함께 강원 산림 기능 생태 복구 숲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프와 트리플래닛과의 업무협약은 2050년까지 총 30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매년 탄소 감축에 나서기 위한 산림청 ‘2050 탄소중립 산림부문 추진전략’의 일환으로 이뤄진다. 이는 지프를 산하로 하는 그룹 스텔란티스(STLA)가 ‘제품, 공장, 기타 시설 전반에 걸쳐 탄소 중립을 향한 목표 아래 재능과 자산을 투입해 탈(脫) 탄소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비전에 맞춘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한편 지프는 5월 중 진행 예정인 정통 오프로드 드라이빙 축제 ‘지프 캠프 2021’ 역시 오토 캠핑을 기반으로 친환경 ‘그린 캠핑(Green Camping)’ 콘셉트로 선보인다. 개최지이자, 지난 2018년 큰 화재로 국가재난사태까지 선포됐던 강원도의 숲 조성 사업에 지프 캠프 참가자와 임직원의 이름으로 약 1000그루의 나무를 기부한 데 이어, 캠프에선 일회용품 사용을 지양하고,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한편 바다를 정화하는 활동도 진행할 예정이다.

화장품 업계 → ‘공병 재활용 순환’, ‘비건’

매경이코노미

소셜벤처 ‘동구밭’ 공장 (사진 매일경제 한주형 기자, 매경DB), 아로마티카 제로 스테이션 1층(사진 아로마티카 홈페이지 갈무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천연재료’ ‘동물 실험 반대’ ‘비건’ ‘친환경’ 키워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제품 구매 전, 성분 소재는 물론 제작 과정까지 꼼꼼하게 따져보고 기업이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길 바란다. 이에 응답하듯 기업들 역시 개발 과정에서 화학성분을 줄이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거나, 동물성 성분도 사용하지 않는 ‘비건’ 상품을 선보인다. 최근에는 화장품을 담는 용기의 ‘재활용 과정’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공병 재활용 캠페인’을 진행하는 브랜드들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지난 4월22일, 지구의 날을 맞이해 클린&비건 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본사 건물 1층에 플래그십 스토어 ‘아로마티카 제로 스테이션’을 열었다. 아로마티카 브랜드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곳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물론, 공간 역시 친환경 소재로 꾸며졌다. 대표 공간인 ‘리필 스테이션’에선 공병 사용량을 최소화하고자 선보인 공간으로 18종의 아로마티카의 베스트 제품을 그램(g) 단위로 구매 가능하다. 이외에도 내부의 ‘티 카페’ 이용 시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고 텀블러 지참을 권유하고 있다.

‘동구밭’ 역시 ‘친환경’ ‘플라스틱 프리’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일 것이다. 2015년 설립된 동구밭은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여 고체화장품을 제조 판매하는 소셜 벤처이다. 천연 CP(Cold process) 비누, 약산성 비누, 설거지 비누, 샴푸바, 린스바 등은 플라스틱과 보존제, 화학성분을 사용하지 않고 만들었다. 친환경적인 삶을 목표로 하는 소비자들은 기꺼이 동구밭의 제품에 관심을 가지고 구매를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의 노력, 에너지 순환이 가능할까?

매경이코노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서 『쓰레기 거절하기』의 저자 산드라 크라우트바슐은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로 잘 알려진, 제로 웨이스트에 앞장서는 인물이다. 그는 저서 『쓰레기 거절하기』를 통해 현재의 ‘낭비 사회’가 만들어지게 된 일부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우리 사회가 현재 엄청난 규모의 낭비 사회로 바뀐 데에는 개인의 결정보다 훨씬 더 많은 요소들이 연관되어 있다. (…) 일회용 포장 시스템을 활성화하면 상품을 판매하고 나면 업체들은 더 이상 들여야 할 비용이 없다. 포장 산업도 일회용 포장 시스템의 꾸준한 발전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재사용 시스템이 마트에서 실질적으로 사라지고, 소비자의 셀프 서비스 쇼핑이 점점 일상화된 데에는 포장용품의 낭비로 돈을 버는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업체들이 늘 앞세우는 고객들의 요구와 위생 규정은 위선적인 변명으로 보인다.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된 원인이 아니라 결과임은 분명하다.’(P43)

결국 현대의 ‘낭비 사회’는 ‘습관’과 ‘편리성’을 근거로 한 소비의 형태뿐만 아니라 많은 이해 관계를 따진 결과물이다. 그런 가운데 기업의 ‘환경적인’ 변화는 언제나 반가운 소식이다. 과거부터 ‘제품 생산단계에서 나오는 비닐·플라스틱은 별다른 규제 없이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안기는 식’이라는 의견이 거론되어 왔다. 하지만, 일회용 제품을 사용하고 버리는 일방적인 구조에서 그치지 않고, 제품의 일회용 포장을 ‘리필’과 ‘재사용’이란 시스템으로 대체함으로써 소비자의 선택지를 다양화시키는 흐름이다. 물론, 정부와 지차체의 역할과 필요성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국내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17년 환경성과평가 보고서에서 한국을 ‘폐기물의 80% 이상을 재활용하고 폐기 방식도 매립에서 재활용으로 전환한 모범국가’로 꼽은 것에 반해, 국내 재활용 업체와 전문가들은 ‘한국의 실질 재활용률은 40% 정도’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참고 및 출처: ‘당신의 재활용 수고, 60%는 그대로 버려진다’ 2020.12, 한국일보, 최다원 기자 외). 플라스틱 용기의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면 폴리프로필렌(PP), 폴리에틸렌(PE), 유리,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등 다양하게 분류된다. 이처럼 원료 소재가 까다롭거나, 단일소재가 아닌 경우 사실상 재활용이 어렵다. 무조건 ‘재활용품’에 담는다고 ‘재활용이 되는 것이 아닌 것’이다. 결국엔 기업과 소비자의 이러한 책임과 노력뿐만 아니라 폐기물의 친환경적 처리와, 에너지회수율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나 제도적 지원이 보다 다양하게 동반되어야 할 부분이다.

Tip 개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매경이코노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에코백·텀블러 수집은 그만! 친환경이라는 말에 에코백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는가. 텀블러가 어느덧 ‘예쁜 쓰레기 수집’으로 취미가 되고 있지는 않은가. 이제는 그 수집욕을 줄여 덤으로 주는 에코백, 텀블러는 거절하거나 어쩔 수 없이 받은 경우엔 주변에 나눠주거나, 기부를 해보도록 하자. 환경적으로 기여하려면 비닐봉지 대신 하나의 에코백을 최소 131번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 미국 수명주기 사용 에너지양 분석 연구소에 따르면 텀블러 역시 유리 텀블러는 최소 15회, 플라스틱 재질은 17회, 세라믹 재질은 최소 39회 사용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고, 환경보호 단체들 역시 환경 부담을 감안하려면 텀블러 하나당 1000번 이상의 사용을 권하고 있다.

매경이코노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생활 속 5R 캠페인 ▲거절하기 Reject ▲줄이기 Reduce ▲재사용하기 Reuse ▲재활용하기 Recycling ▲썩히기 Rot 등 5개의 단어들의 첫 글자를 활용해 만든 재사용 개념이다. 처음부터 쓰레기를 만들지 않도록 불필요한 쓰레기를 거절하는 것부터 시작해 불필요한 물건은 줄이고, 사용 가능한 것은 최대한 사용해 유효 수명을 늘리고 자원 고갈을 늦추도록 한다. 분해되어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썩혀서 퇴비화가 중요하다. 실내에선 플라스틱 줄이기, 분리 수거의 생활화, 종이 없는 사무실 등을 실천할 수 있다.(참고 도서: 『그건 쓰레기가 아니라고요』(홍수열 저))

매경이코노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리필 스테이션’ 이용해보기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와 공병을 들고 찾을 만한 곳이 있다. 최근 ‘용기내 프로젝트’가 화제가 되면서 어디서든 용기낼 수 있는 ‘다회용기 포장 가게’들이 있다. 리필 스테이션 ‘알맹상점’(서울 마포구)은 쓰레기를 줄이는 플랫폼이다. 이곳에선 장바구니를 기부(대여할 수 있는 깨끗한 가방을 기부 가능)하거나, 재활용품을 회수(용기를 씻어서 기부하면 리필통으로 재사용하거나, 우유팩, 작은 플라스틱, 말린 원두가루 등을 모아 물건을 만든다)하기도 한다. ‘덕분애’(서울 서초구) 역시 제로 웨이스트숍이다.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이곳에선 친환경 물품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개인 용기를 지참 시 세제, 잡곡, 커피, 차 종류를 담아 소량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온라인 택배 주문 시 과도한 포장은 줄이고 친환경 종이 완충제 및 에어페이퍼, 종이 테이프 등을 활용하고 있다.

[글 이승연 매경 시티라이프 기자 사진 및 일러스트 포토파크, 매경DB, 각 브랜드 참고 도서 『쓰레기 거절하기』(산드라 크라우트바슐 저 / 박동대 옮김 / 양철북 펴냄)]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