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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물가와 GDP

물가 2.3% 상승…코로나 부양책발 인플레 조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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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물가상승률 44개월 만에 최고

파 270% 달걀 37% 석유류 13% ↑

기재부 “지난해 저물가 기저효과”

농산물 흉작 따른 반짝 상승 분석

일부선 “돈 많이 풀려 인플레 우려”

국제 원자재·물류비 상승도 부담

반짝 상승일까, 인플레이션의 시작일까. 4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올랐다. 3년8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부터 회복하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먹거리 가격이 고공비행 중인 탓이다. 지난해에는 물가가 오르지 않아 경제 성장이 활력을 잃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반대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7.39(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상승했다. 2017년 8월(2.5%) 이후 가장 높은데, 2%대에 진입한 것도 2년5개월 만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9월(1.0%)을 빼고는 줄곧 0%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1월(0.6%), 2월(1.1%), 3월(1.5%) 등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물가 상승의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기저효과’가 있다. 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하는데, 지난해 2분기 이례적으로 물가 수준이 낮아 올해 지수에 착시현상이 일어난다는 뜻이다. 이 무렵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급감했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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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락 품목.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농산·수산·축산물 등 ‘밥상 물가’는 이미 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급등하면서 서민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작황 부진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가 아직도 이어지며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3.1% 상승했다. 올해 내내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금(金)파’가 된 지 오래인 파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270%) 올랐다. 사과(51.5%)와 달걀(36.9%)도 비싼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점점 오르던 국제유가도 국내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3.4% 뛰며 2017년 3월(14.4%)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석유류 가격은 전체 물가를 끌어내리는 데 기여했지만, 지난달은 석유류 가격 급등에 공업제품 가격도 2.3%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연속 하락하다 3월부터 반등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4월 물가상승률 2.3% 중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의 기여도가 1.5%포인트로 전체 물가 상승의 약 65%를 설명하고 있다”며 “올해 2분기는 공급 측 요인에 기저효과가 더해지면서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으로 2%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이 차관은 “주요 작물의 수확기가 도래하고 산란계 수가 회복함에 따라 농축산물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문기관의 국제유가 안정 전망과 3분기에 기저효과가 완화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연간 기준으로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도 “국제유가 상승과 경제 심리 개선 등 상승 요인이 있어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하반기에는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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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오르는 소비자물가.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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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설명에도 일각에선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지난해부터 시중에 풀린 돈이 많다는 점이 앞으로의 물가 상승을 더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재정 지원과 신용 지원이 이어지면서 풍부해진 유동성 탓에 돈의 가치가 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세계적으로 철광석·구리·쌀·밀과 같은 원자재에서, 철강·섬유 등 중간재, 생필품·식품 같은 소비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되는 반면 공급은 여전히 원활하지 못하고, 원자재와 물류 비용이 계속 오르는 것도 물가 상승의 촉매로 작동하고 있다.

강현주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30일 한국국제금융학회 세미나에서 “인플레이션 확대를 우려하는 견해도 있다”며 “장기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등의 물가 목표를 하회하는 저물가가 유지됐던 상황에서, 3% 이상의 비교적 높은 물가 상승이 나타나면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대응을 고려할 시기는 아직 아니라는 진단이 우세하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가 회복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압력도 자연스럽게 커지는 과정”이라며 “금리를 인상하는 등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에 앞서 불어난 가계부채 상황과 경기 회복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도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대 중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로 부실해진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 등 수요가 오히려 더 늘어야 하므로 인플레이션 우려는 적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 격인 한국은행도 신중한 입장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1년 가까이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하고 있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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