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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추모미사… “행복하게 사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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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 집전…고인 생전 성가 부르던 영상 공개

세계일보

지난 1일 열린 정진석 추기경 장례미사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강론을 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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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님이 떠나면서 남긴 ‘감사합니다. 늘 행복하세요. 행복하게 사는 것이 하느님 뜻입니다’라는 메시지는 우리에게 크고, 긴 울림을 남겼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3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집전한 고 정진석 추기경 추모미사 강론을 통해 이같이 돌아보며 “이 말씀은 우리 인간의 삶에서 물질이나 명예, 권력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사랑과 나눔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셨다”고 말했다.

삼우제 격인 이날 미사는 지난 1일 5일간의 장례가 끝난 뒤 봉헌된 첫 추모 미사다. 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인해 장례미사 때 함께하지 못했던 신자들이 동참했다.

염 추기경은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원하고, 보통 많은 것을 가져야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정 추기경님은 버려야 행복하다고 가르쳐 주셨다. 이 세상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은 삶, 죽음마저도 초월한 사람이라면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알려주셨다”고 세상을 떠난 선배 사제의 삶을 떠올렸다.

그는 고인이 생전 중요하게 생각했던 3가지, ‘선교·생명·가정’을 언급하며 “정 추기경은 선교란 세례자 숫자를 늘리는 것에 관심을 둔 게 아니라 신앙 가진 사람들이 신앙인답게 자기 자리에서 살면 선교는 자연히 된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성가정을 선교의 장이자, 신앙의 전수가 이뤄지는 곳임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미사 후에는 정 추기경이 생전 신자들 앞에서 강연을 마친 뒤 성가 ‘순례자의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에서 정 추기경은 “성가 하나 할 게요”라며 박수 속에 성가를 불렀다. 노래가 끝난 뒤엔 “평생 행복하게 사세요. 고맙습니다”라는 말로 자리를 마무리했다.

고인이 묻힌 용인공원묘원 내 성직자묘역에서도 사제와 신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대교구 총대리 손희송 주교 주례로 추모미사가 거행됐다.

손 주교는 “당신은 바지 하나를 18년 입으시면서 절약하고 아끼셨지만, 그렇게 해서 모은 돈을 부지런히 나누어주셨다”며 “죽음을 준비하시면서 가진 바를 모두 가난한 이들을 위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내어놓으셨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각막까지 기증하셨다”며 “돌아가신 다음에 통장 잔고 800만원은 비서진을 통해 신세 진 곳, 필요한 곳에 모두 보내셨다”고 추억했다.

조정진 선임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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