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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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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치하 태어나 격변기 문학에 담은 1921년생 문인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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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김수영·이병주·조병화 등

"언어적으로 궁핍했지만 언어의 최전선에서 봉사"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일제 강점기 시기인 1921년 태어난 문학인들은 일제의 탄압과 광복, 한국전쟁 등을 온몸으로 겪었다. 인생의 황금기를 격변의 세월로 보내며 이들은 다른 세대 작가들보다 늦게 문학 활동을 시작했지만 전쟁과 분단, 민족문제, 시민사회 건설, 자본주의 전후 등 다양한 주제를 문학에 다루며 한국 문학의 거장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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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올해 ‘시민의 탄생, 사랑의 언어’를 주제로 ‘2021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개최하고 1921년 태어난 문학인 8명을 재조명한다. 왼쪽부터 올해 작가로 선정된 김광식, 김수영, 김종삼, 류주현, 박태진, 이병주, 장용학, 조병화 작가(사진=대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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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올해 ‘시민의 탄생, 사랑의 언어’를 주제로 ‘2021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개최하고 1921년 태어난 문학인 8명을 재조명한다. 대상 작가는 김광식, 김수영, 김종삼, 류주현, 박태진, 이병주, 장용학, 조병화이다. 3일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경영임원은 “이들은 가장 언어적으로 궁핍했지만 가장 언어의 최전선에서 봉사해야 했던 분들”이라며 소개했다.

이들은 일본의 식민지 국민으로 태어났기에 학창시절 일본어를 국어로 배우며 성장했다. 따라서 이들은 작가인데도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한다는 콤플렉스를 공유했다. 대부분은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는 긴 학습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장용학, 이병주는 학병에 징집되고, 김광식과 김수영은 학병을 피해 만주로 도피했다. 이런 고난의 시간을 보낸 뒤 이들은 광복 직후인 1945년부터 차례로 작가의 길로 나서게 된다.

장년기에는 한국전쟁과 민주화 시기를 거치게 된다. 전쟁은 한순간에 자신이 처한 삶의 뿌리를 빼앗아 정신적 아노미 상태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작가들은 대상과 주체, 사회와 개인을 조망할 언어를 상실했다. 4·19혁명은 학병체험과 6·25전쟁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비극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성찰과 탄생의 계기가 됐다. 4·19로 인해 가능해진 자유의식의 고취와 시민사회 형성의 제반 여건을 통해 이들은 죄의식의 속박에서 탈출해 스스로를 역사적 책임감을 갖는 주체로 정립하게 된다. 강진호 성신여대 교수는 “특히 이병주와 류주현 등은 박정희 정권 들어 필화로 고통을 당했으나 그걸 뚫고 나와 문학적 성취를 이룬 대단한 분들”이라고 평가했다.

문학제는 13일 오전 10시 세종로 교보빌딩 컨벤션홀에서 ‘시민의 탄생, 사랑의 언어’를 주제로 열리는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막을 연다.

14일 오후 7시에는 전태일기념관에서 대상 문인 8명의 작품을 낭독하는 문학의 밤 행사를 준비했다. ‘백 년을 부르는 노래’로 명명된 이 무대는 유튜브로 생중계한다. 부대 행사로 ‘김수영 탄생 100주년 기념 시그림전’, ‘탄생 100주년 시인 기념 학술대회’ 등이 열리고 논문집 등도 발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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