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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귀현상' 반도체 생산업체도 속앓이…원재료 웨이퍼 부족 우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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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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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전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현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반도체의 원재료인 실리콘웨이퍼 공급마저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웨이퍼 공급업체들이 급증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 투자 확대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면서 웨이퍼 공급이 수요를 크게 밑돌아 공급 부족,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실리콘웨이퍼 공급업체 섬코는 지난해 초 세계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300㎜(12인치) 웨이퍼의 재고를 1.6개월분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 2월 1.3개월분 규모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섬코의 하시모토 마사유키 회장 겸 CEO는 이 웨이퍼가 중앙처리장치(CPU)나 기기제어에 사용하는 로직 반도체 전용인데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섬코는 세계 2위 실리콘웨이퍼 공급업체로, 일본 신에츠와 함께 세계 점유율 5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5㎚(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반도체 업체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뿐이라면, 이 5㎚의 재료가 되는 웨이퍼를 양산할 수 있는 곳은 이 두 회사 뿐이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이에 섬코는 지난 2월 이후 TSMC로부터 생산을 늘려달라는 요구를 강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섬코는 증산 투자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도체 시장이 호조를 보였던 2000년대 중반 섬코가 적극적인 설비 투자를 단행했지만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오게 됐고 웨이퍼 수요가 급감하면서 대규모 적자를 떠안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첨단제품에 사용되는 300㎜ 웨이퍼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웨이퍼는 반도체 품질에 직결돼 TSMC 등이 섬코와 신에츠를 파트너로 선택할 수밖에 없고 이에 거듭되는 증산요청에도 웨이퍼 공급업체들이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하시모토 CEO는 "(300㎜ 웨이퍼 가격이) 50~60% 오르지 않으면 (공장 증설에 따른) 손익분기점을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계 1위 웨이퍼 업체인 신에츠의 경우에도 가격 인상 교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웨이퍼 공장을 세우기 위해서는 500억엔(약 5100억원) 이상의 초기 투자가 필요하며 점차 설비를 늘려나가게 되면 1000억엔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보통 웨이퍼 공장이 착공부터 양산까지는 2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웨이퍼 제조업체들이 올해 안에 수요에 맞는 대규모 투자 결정을 하지 않으면 2023년 공급 부족 사태가 올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내다봤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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