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회의 #야당 발제
[앵커]
주호영, 안철수 두 사람이 어제(28일)저녁에 만나서 '당 대 당 통합'을 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합니다. 흡수 통합이 아니라 신설 통합을 하겠다는 의미인데요. 후속 논의는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와 이어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은 황교안 전 대표와 선 긋기에 나섰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고등학교 1학년 수학시간에 '집합'이란 개념을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첫 번째 챕터다 보니 교과서를 펼치자마자 집합이란 두 글자가 '뙇아'하고 보였던 게 떠오르는데요. 오늘은 이 집합 개념을 적용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 방식에 대해 설명해드리려고 합니다. 어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저녁에 만났죠. 합당 방식을 논의한 건데 '당 대 당 통합'으로 큰 틀에서 합의를 봤다고 합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통합 방법론에 대해서 당 대 당 통합이라는 큰 틀에서 서로 공감대는 있었습니다. 즉 그 방법이 지지층 기반을 넓히는 데 좋은 방법이란 것은 서로 생각이 유사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 (국민의당은) 당 대 당 합당, 당 대 당 통합을 바라고 있고 그다음에 당 대 당 통합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요소들 당명, 로고, 정강·정책 이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어제) : 흡수 합당은 당명을 어느 한쪽 당명을 그대로 유지한 채 하는 겁니다. 그것은 빠르면 3일 안에도 할 수 있는 겁니다.]
흡수 통합, 집합으로 설명드려보면요. 여기 야권이라는 전체집합이 있습니다. 그 안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란 부분집합이 있고요. 두 당의 공통된 성향을 저렇게 교집합으로 볼 수 있겠죠. 두 당의 바깥은 '편의상 제3지대'라고 부르겠습니다. 흡수 통합을 하게 된다면 국민의당이 이렇게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국민의힘의 파이가 더 커지면서 국민의당이 국민의힘의 부분집합이 되어 버리는 모양인데요. 국민의당 고유의 중도색채와 차별점이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가면서 희석되는 셈입니다. 거기에 통합당의 당명도 그대로 국민의힘이 됩니다.
반면 두 당이 당 대 당 통합을 한다면 이렇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을 포함한 '신설 통합당'이란 더 큰 집합이 생기는 건데요. 두 당 고유의 정체성과 지지층의 성향을 최대한 살리면서 외연을 넓히는 방식이죠. 안 대표가 원칙 있는 통합을 내세우며 흡수 통합은 안 된다는 생각을 밝힌 게 바로 이 때문입니다.
다만, 당 대 당 통합은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주호영 대행의 임기는 내일까지죠. 결국 두 사람은 세부적인 합당 논의는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가 구성되면 이어나기로 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 제가 내일 임기를 마치기 때문에 마치면서 논의를 적극 이어가는 것이 조금 바람직하지 않고 후임 당대표가 하는 것이 (권한대행.) 아, 권한대행. (아까 그걸 착각…) 당대표 권한대행이니까 당대표지 뭐. 그래서 마무리를 해야 될 일들이 있기 때문에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내일 선출되는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안철수 대표가 후속 논의를 하기로 합의했다는 뜻입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6일) : 선거 전에 합당하기로 약속했다는데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어. 국민의당 합당한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어. 그 당시에 내가 국민의힘의 대표 역할을 할 때인데 내 입으로 한 얘기는 (안철수 대표가) 개별적으로 들어오려면 들어오라고 그런 거야.]
이미 떠난 사람이라 더 이상 왈가왈부해도 합당을 무를 순 없겠지만요. 저처럼 지켜보는 입장에선 또 어떤 훈수를 내놓을지 기대되긴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합당을 매듭지을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 구성이 궁금해지는데요. 일단 신임 원내대표가 바통을 이어받는다고 해도 결국 최종적으로 도장을 찍는 건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신임 당 대표일 겁니다. 원내에서도 지금 이 자리를 노리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요. 원외에서 유력한 인물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나경원 전 의원입니다.
본인은 아직 당권 도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요. 고려를 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특히 나 전 의원은 황교안 전 대표와 거리두기에 나섰는데요. 자신과 황 전 대표가 계속 세트로 묶이는 데 대해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자꾸 황교안 대표하고 엮어서 저를 이야기들 하시던데 사실은 제가 원내대표 임기가 6개월 당연히 연장되는 줄 알았는데, 2019년 12월에 갑자기 그만두게 되지 않았습니까. 결국 황교안 대표 쪽에서는 황교안 대표식 정치나 황교안 대표식 투쟁이 저하고 맞지 않는다, 제가 걸림돌이다 생각하시고, 원내대표에서 그만두게 한 거 같더라고요 그 당시에. 조금은 결을 달리 하는데요.]
이 두 사람, 감독과 코치로서 지난 2019년 당을 함께 이끈 투톱이었죠. 지도부 활동을 같이 하는 동안 여러 차례 이상 기류가 감지되긴 했습니다. 특히 나 전 의원의 원내대표 재신임을 앞두고 두 사람 간 갈등이 그대로 노출됐는데요.
[나경원/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재신임이 되면 그다음에는 경선이 없을 것이고요. 재신임이 되지 않는다면 원내대표 경선 절차를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황교안/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2019년 12월 4일) : 내가 자의적으로 검토한 게 아니고 당 차원에서 검토를 한 거예요. 그것이 원칙이라는 말이죠.]
나 전 의원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21대 총선까지 자신의 원내대표직 연장 여부를 의원들에게 묻겠다고 했었지만요. 하지만 황 전 대표가 원칙을 앞세우며 거절한 겁니다.
과거의 이런 해묵은 감정 때문일까요. 나 전 의원, 황 전 대표의 정계 복귀에 대해서도 조금 천천히 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는데요. 사실 나 전 의원이 황 전 대표와 선을 긋는 이유는 따로 있는 듯합니다. 패스스트랙 투쟁을 함께 하며 쌓았던 강성 보수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함일 텐데요. 두 사람이 당의 전면으로 복귀하면 중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죠. 만일 나 전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라면 이런 이미지는 빨리 씻어낼 수록 유리하다는 계산일 겁니다.
오늘 야당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주호영·안철수 '당 대 당 통합' 큰 틀 합의 나경원, 황교안과 거리두기 >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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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안철수 두 사람이 어제(28일)저녁에 만나서 '당 대 당 통합'을 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합니다. 흡수 통합이 아니라 신설 통합을 하겠다는 의미인데요. 후속 논의는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와 이어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은 황교안 전 대표와 선 긋기에 나섰습니다. 박준우 반장이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고등학교 1학년 수학시간에 '집합'이란 개념을 배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첫 번째 챕터다 보니 교과서를 펼치자마자 집합이란 두 글자가 '뙇아'하고 보였던 게 떠오르는데요. 오늘은 이 집합 개념을 적용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 방식에 대해 설명해드리려고 합니다. 어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이 저녁에 만났죠. 합당 방식을 논의한 건데 '당 대 당 통합'으로 큰 틀에서 합의를 봤다고 합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통합 방법론에 대해서 당 대 당 통합이라는 큰 틀에서 서로 공감대는 있었습니다. 즉 그 방법이 지지층 기반을 넓히는 데 좋은 방법이란 것은 서로 생각이 유사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 (국민의당은) 당 대 당 합당, 당 대 당 통합을 바라고 있고 그다음에 당 대 당 통합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요소들 당명, 로고, 정강·정책 이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사실 그간 주 대행은 당 대 당 합당보다는 흡수통합을 바라는 눈치였었죠. 합당에 걸리는 시간도 절약된다면서 말이죠.
[주호영/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어제) : 흡수 합당은 당명을 어느 한쪽 당명을 그대로 유지한 채 하는 겁니다. 그것은 빠르면 3일 안에도 할 수 있는 겁니다.]
흡수 통합, 집합으로 설명드려보면요. 여기 야권이라는 전체집합이 있습니다. 그 안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란 부분집합이 있고요. 두 당의 공통된 성향을 저렇게 교집합으로 볼 수 있겠죠. 두 당의 바깥은 '편의상 제3지대'라고 부르겠습니다. 흡수 통합을 하게 된다면 국민의당이 이렇게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국민의힘의 파이가 더 커지면서 국민의당이 국민의힘의 부분집합이 되어 버리는 모양인데요. 국민의당 고유의 중도색채와 차별점이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가면서 희석되는 셈입니다. 거기에 통합당의 당명도 그대로 국민의힘이 됩니다.
반면 두 당이 당 대 당 통합을 한다면 이렇게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을 포함한 '신설 통합당'이란 더 큰 집합이 생기는 건데요. 두 당 고유의 정체성과 지지층의 성향을 최대한 살리면서 외연을 넓히는 방식이죠. 안 대표가 원칙 있는 통합을 내세우며 흡수 통합은 안 된다는 생각을 밝힌 게 바로 이 때문입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 왜 통합을 하는가 하는 그 이유는 야권의 지지기반을, 지지층을 넓히기 위함이라는 것, 그다음에 또 두 번째로는 지금의 노선을 중도실용정치로 합리적인 개혁을 하는 것을 그 방향을 넓힌다는 그런 것들…]
다만, 당 대 당 통합은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주호영 대행의 임기는 내일까지죠. 결국 두 사람은 세부적인 합당 논의는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가 구성되면 이어나기로 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 제가 내일 임기를 마치기 때문에 마치면서 논의를 적극 이어가는 것이 조금 바람직하지 않고 후임 당대표가 하는 것이 (권한대행.) 아, 권한대행. (아까 그걸 착각…) 당대표 권한대행이니까 당대표지 뭐. 그래서 마무리를 해야 될 일들이 있기 때문에 함께 하는 것이 좋겠다 싶어서…]
내일 선출되는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안철수 대표가 후속 논의를 하기로 합의했다는 뜻입니다.
합당 결정을 바깥에서 곱지 않은 눈길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입니다. 안 대표가 야권 통합이란 명분을 내세워 제1야당을 자기 정치를 위한 플레이그라운드로 활용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인데요. 김 전 위원장, 당을 떠난 이후로도 안 대표에게 "합당해서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욕심이 보이는 것 아닌가"라고 격한 반응 내놓기도 했었죠. 특히 재보궐 선거 전 합당을 약속한 바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김종인/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6일) : 선거 전에 합당하기로 약속했다는데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어. 국민의당 합당한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어. 그 당시에 내가 국민의힘의 대표 역할을 할 때인데 내 입으로 한 얘기는 (안철수 대표가) 개별적으로 들어오려면 들어오라고 그런 거야.]
이미 떠난 사람이라 더 이상 왈가왈부해도 합당을 무를 순 없겠지만요. 저처럼 지켜보는 입장에선 또 어떤 훈수를 내놓을지 기대되긴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합당을 매듭지을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 구성이 궁금해지는데요. 일단 신임 원내대표가 바통을 이어받는다고 해도 결국 최종적으로 도장을 찍는 건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신임 당 대표일 겁니다. 원내에서도 지금 이 자리를 노리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요. 원외에서 유력한 인물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나경원 전 의원입니다.
[나경원/전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원내대표 출마하신 분들이 저의 뭐 어떤 의사에 따라서 본인들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원내대표 선거 끝날 때까지는 말씀은 안 드리는 것이 맞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본인은 아직 당권 도전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요. 고려를 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특히 나 전 의원은 황교안 전 대표와 거리두기에 나섰는데요. 자신과 황 전 대표가 계속 세트로 묶이는 데 대해 반감을 드러냈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자꾸 황교안 대표하고 엮어서 저를 이야기들 하시던데 사실은 제가 원내대표 임기가 6개월 당연히 연장되는 줄 알았는데, 2019년 12월에 갑자기 그만두게 되지 않았습니까. 결국 황교안 대표 쪽에서는 황교안 대표식 정치나 황교안 대표식 투쟁이 저하고 맞지 않는다, 제가 걸림돌이다 생각하시고, 원내대표에서 그만두게 한 거 같더라고요 그 당시에. 조금은 결을 달리 하는데요.]
이 두 사람, 감독과 코치로서 지난 2019년 당을 함께 이끈 투톱이었죠. 지도부 활동을 같이 하는 동안 여러 차례 이상 기류가 감지되긴 했습니다. 특히 나 전 의원의 원내대표 재신임을 앞두고 두 사람 간 갈등이 그대로 노출됐는데요.
[나경원/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재신임이 되면 그다음에는 경선이 없을 것이고요. 재신임이 되지 않는다면 원내대표 경선 절차를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을 합니다.]
[황교안/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2019년 12월 4일) : 내가 자의적으로 검토한 게 아니고 당 차원에서 검토를 한 거예요. 그것이 원칙이라는 말이죠.]
나 전 의원이 임기 종료를 앞두고 21대 총선까지 자신의 원내대표직 연장 여부를 의원들에게 묻겠다고 했었지만요. 하지만 황 전 대표가 원칙을 앞세우며 거절한 겁니다.
과거의 이런 해묵은 감정 때문일까요. 나 전 의원, 황 전 대표의 정계 복귀에 대해서도 조금 천천히 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는데요. 사실 나 전 의원이 황 전 대표와 선을 긋는 이유는 따로 있는 듯합니다. 패스스트랙 투쟁을 함께 하며 쌓았던 강성 보수 이미지를 떨쳐내기 위함일 텐데요. 두 사람이 당의 전면으로 복귀하면 중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죠. 만일 나 전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라면 이런 이미지는 빨리 씻어낼 수록 유리하다는 계산일 겁니다.
오늘 야당 발제 정리하겠습니다. < 주호영·안철수 '당 대 당 통합' 큰 틀 합의 나경원, 황교안과 거리두기 >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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