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신문에서 디지털 미디어로 재탄생
뉴욕타임스의 성공 스토리 심층 분석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그레이 레이디(GREY LADY, 회색 머리칼의 노부인)'는 과거 뉴욕타임즈의 별칭이었다. 이처럼 첨단 변화와 거리가 멀었던 뉴욕타임스는 어떻게 세계적인 디지털 미디어로 환골탈태 할 수 있었을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종이 신문 광고 수입에 의존해 온 신문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에 뛰어들었다. 이 중에서도 올해 탄생 170주년을 맞은 미국 권위지 뉴욕타임스만 나홀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2020년 말 현재 이 회사의 유료 구독자(종이신문과 디지털 합계)는 752만3000명으로 압도적인 세계 1위다. 이 중 디지털 구독자는 669만 명으로 89%에 달한다.
32년차 언론인인 송의달 저자(조선일보 선임기자)는 29일 발간된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혁명'에서 이 사례를 깊이 있게 다뤘다. 2005~2010년만 해도 뉴욕타임스는 시한부 환자 신세나 다름없었다.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운 결과 한때 36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35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공룡 기업이 됐지만 경영 비대화로 부채가 급격히 늘어났다. 인터넷 보급에 따른 신문 광고와 구독자 감소까지 겹치면서 경영 위기에 몰리기 시작했다.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 3~4개 핵심 기업만 남기고 모두 매각했다.
부실을 털어낸 후 뉴욕타임스는 종이신문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회사의 '업(業)'을 바꿨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1년 3월 온라인 기사 유료제를 도입했다. 초기에는 편집국 기자 인력과 디지털 기술 인력 간 융합과 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시행착오가 거듭됐다. 하지만 뚝심 있게 혁명을 밀어붙인 결과 웹 디자이너와 개발자, 데이터 과학자, 비디오그래퍼 등 디지털 기술 인력(700명)이 편집국 기자(1750명)에 이어 두 번째로 숫자가 많은 직군이 됐다.
총 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뉴욕타임스의 혁명적 재탄생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저자는 "뉴욕타임스의 성공은 세계 초일류 미디어라는 브랜드 파워와 언론의 공적 사명에 충실한 오너 가문, 안전한 지배구조 같은 강점들이 어우러진 덕분”이지만, 뉴욕타임스의 핵심이 고급 저널리즘이라는 걸 잊지 않고 가장 중시한 데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디지털 전환 말고도 뉴욕타임스의 거의 모든 것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녹였다. 편집국 기자들과 논설위원, 칼럼니스트들의 남녀별, 인종별, 연령대별 구성, 본사 사옥의 층별 구성, 편집국 내 사용 언어 수, 종사자들의 급여 수준, 오늘의 뉴욕타임스를 만든 주요 인물과 사건, 에피소드 등을 담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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