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에게해 앞바다 할키 섬.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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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미국과 '백신 블록'을 구축해 올여름부터 관광객을 받을 전망이다. 백신 접종률은 낮지만 코로나19 감염률도 현저히 낮은 호주와 뉴질랜드가 '트래블 버블'을 시작한 데 이어 세계 최대 경제권 두 곳이 빗장을 푸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우르술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미국인들은 조만간 유럽을 조건 없이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역학적 상황에 따라 (여행 재개의 세부 계획은) 달라지겠지만, 미국과 EU의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미국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6월 중순에 성인 인구 70% 이상이 백신 접종을 마쳐 집단 면역이 달성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대단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NYT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정확히 언제 관광 여행이 시작되는지 세부 사항을 밝히지는 않았다"면서 예상 시점을 여름으로 전망했다.
현재 미국인들이 접종하는 백신은 모두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것들로, EMA가 승인한 백신 접종자는 무조건 받아들인다는 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설명이다. 미국 보건당국이 승인한 백신은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화이자, 존슨앤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백신으로 이들 백신은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 EMA의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EMA는 승인했지만 미국은 승인하지 않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로이터=연합뉴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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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EU는 조만간 여행 블록 형성을 위한 실용적인 '백신 인증서'를 개발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NYT는 전했다. 인증서를 공유하기 위한 논의가 수주 째 이어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EU는 1년 전부터 비필수 목적의 여행을 대부분 제한해왔다. 이번에 '백신 접종' 미국인의 유럽 여행이 현실화할 경우 그간 매년 수백만명의 미국인 관광객을 맞았던 그리스·스페인·이탈리아·포르투갈·크로아티아 등은 관광산업 활성화에서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그리스는 지난주부터 미국 여행객들이 백신 접종 증서나 코로나19 음성 결과가 나온 증명서를 제시한 경우 자체적으로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EU는 또 자체적으로 역내 블록 내에서 제한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디지털 녹색 인증서'를 개발 중이다. 백신을 접종했거나, 지난 몇 달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거나, 바이러스에 걸렸다가 회복된 경우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인증서다. EU 회원국 국민은 자국에서 발급된 인증서를 제시하면 EU백신 인증서를 받을 수 있어 사실상 EU 내에서는 별다른 제한 없이 여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NYT는 "큰 규모(미국)의 유럽 여행 재개는 예방 접종을 한 사람들과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을 국가 내부적으로든 전세계적 차원에서든 심화시킬 전망"이라며 "코로나19로 최악의 상황을 보내고 있는 인도 등을 비롯해 다시 바이러스가 심각하게 번지고 있는 국가들과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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