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매수세 이어가며 증시 떠받쳐
외국인도 귀환… 상승장 올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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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기업에 다니는 K모씨는 지난 6개월 동안 카카오에 투자해 번 수익 2000만원(수익률 45%)과 시드머니 8000만원, 총 1억원을 비트코인에 '올인'했다. K씨는 1주일만에 2000만원의 수익을 거둬 '왜 진작에 비트코인을 안했을까' 후회를 했다. 하지만 수익을 내자마자 갑자기 코인이 급락하면서 지금은 3주만에 마이너스 4000만원을 기록 중이다. K씨는 다시 '비트코인을 왜 했을까'라는 후회를 하며 남은 돈을 빼 주식으로 돈을 옮겼다.
최근 코인 가격 조정에 국내 증시를 떠났던 투자자들이 다시 돌아올지 관심이 크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 하락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안정성 높은 주식 등의 자산으로 돌아오는 투자자가 있는 반면,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며 여전히 코인에 기대감을 거는 투자자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투자자예탁금은 67조1251억원으로 지난 3월 31일(62조6225억원)보다 7.19%가 증가했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거래를 위한 대기성 자금이다. 최근 비트코인의 하락세가 뚜렷해지자 다시 주식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투자자예탁금은 코스피가 연초 랠리를 보이자 자금이 몰리며 1월 말 7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2월 중순 들어 금리상승 부담과 연기금의 매도 러쉬, 벨류에이션 부담 등으로 지수가 주춤하자 지난달 중순 57조원대까지 빠졌다.
지난해 말 주식을 시작한 '주린이'들의 경우 높은 수익률을 경험한 상황에서 2~3월 조정장을 버티기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화폐가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도 비트코인에 자금이 몰리기 시작한 이유 중 하나다.
특히 2030세대 투자자들이 집값 상승으로 인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월급으로는 집을 살 수 없다'며 수익률이 높은 비트코인에 자금을 넣기 시작했다. 기존에 주식을 하던 일부 40대도 연기금이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도하자 국내 주식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며 비트코인이나 해외주식에 눈을 돌리기도 했다.
실제 투자자 예탁금이 57조원대로 내려갔던 지난달 11일 업비트 거래소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1비트코인당 6600만원을 넘기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비트코인이 급락하자 다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지난 14일 8199만4000원까지 최고점을 찍은 뒤 10일 연속 하락하며 23일엔 5496만4000원선까지 무너져내렸다. 10일간의 등락폭은 33%에 달했다. 24일 오전 한때 6000만원대를 회복했지만 다시 5000만원대로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연초 3200만원 대비 아직 가격이 높은 상황이지만 최근 하락폭이 커 그나마 조금이라도 수익이 있을 때 돈을 빼 주식으로 넘어가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의 증시 순매수세도 이어지고 있다. 코인이 6000만원선까지 하락한 지난 21일 하루에만 개인이 2조7116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인 가격이 5000만원대로 떨어진 지난 22일, 23일도 개인이 각각 3527억원, 2287억원 순매수하며 증시를 떠받쳤다.
비트코인 하락이 증시 상승과 직접적인 인과관계에 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다만 현재 주식 시장은 외국인 자금이 몰리고 있고 기업 실적 개선 등 펀더멘탈이 강해지면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반면 암호화폐의 경우 가격이 급등한 만큼 가격 조정 가능성이 높고 정부 규제도 강해질 것으로 보여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자금 흐름이 다시금 증시로 돌아올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실제 외국인투자자들도 순매도를 이어오다 이달 들어 1조원이 넘게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코스피도 전고점을 돌파하며 3200선을 회복하고 있고 기업들의 1분기 실적 호조가 이어지며 이익 전망치가 상향조정되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주가 조정이 마무리되고 다시 상승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개인투자자들도 증시로 복귀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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