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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아세안-미얀마 軍 '폭력 중단' 합의에도 시민 사망…"합의 이행 안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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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쿠데타 주범 민 아웅 흘라잉과 함께 특별 정상회담

"폭력 중단·특사 파견 등 합의"…이행 여부는 전적으로 군부에

시민들 "아세안이 최고 살인자 국제무데 데뷔 도왔다" 비판

아시아투데이

아세안에서 미얀마 쿠데타의 주범인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과 회담이 열리던 지난 24일, 미얀마 양곤에서 시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아세안은 쿠데타의 주범을 미얀마 대표로 인정하지 말라”고 반발하고 있다./제공=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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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 주범인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과 사태 해결을 위한 5가지 방안에 합의했다. 도출된 합의 이행 여부가 전적으로 군부에 달린데다 합의 당일에도 미얀마에서는 군경 총에 시민들이 죽거나 다쳐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아세안 사무국은 전날 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아세안 사무국에서 열린 특별 정상회의에서 도출된 의장 성명을 게재했다.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과 함께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베트남·캄보디아·브루나이 등 7개국 정상이 모여 이끌어낸 낸 합의안이다.

합의안은 미얀마 사태 해결을 위해 △즉각적인 폭력 중단과 모든 당사자들의 자제 △당사자 간의 건설적인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 모색 △아세안 의장과 사무총장의 특사 형식 중재 개시 △아세안을 통한 인도적 지원 △아세안 특사·대표단 방문 및 모든 당사자 면담 등 5가지 합의 사항을 담고 있다.

무히딘 야신 말레이시아 총리는 회의가 끝난 후 “우리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라고 자평했고 리셴릉 싱가포르 총리도 “전반적으로 생산적인 회의였고 다음 단계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군사정권에 맞서고 있는 민주진영 국민통합정부(NUG)의 사사 대변인도 합의사항은 자신들이 촉구해 오던 것으로 “고무적인 소식을 환영한다”고 지지했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지난달 2일 아세안 특별 외교장관회의의 의장 성명과 비교하면 특사 중재 및 파견·인도적 지원이 추가됐지만 이후에도 시민들에 대한 군부의 거센 탄압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즉각적인 폭력 중단이나 특사 파견·인도적 지원·(특사의)모든 당사자 면담 역시 미얀마를 장악한 군부 뜻대로 진행될 공산이 높다는 진단이다. 설상가상으로 여러 아세안 정상들이 요구했던 ‘정치범 석방’이 이번 합의사항에서는 빠졌다. 일각에서는 흘라잉 사령관이 반대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결국 아세안이 도출해 낸 모든 합의 사항의 이행은 전적으로 흘라잉 사령관 마음에 달렸다.

미얀마 양곤에서 반(反) 쿠데타 시위에 참가 중인 시민들은 회의적이다. 2월 초부터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하고 있는 A씨는 아시아투데이에 “합의와 실행은 별개의 문제다. 흘라잉이 원하던 것은 국제사회에 정상국가의 합법적인 수장처럼 등장하는 것이었는데 아세안이 그것을 도와줬다”며 비판했다. 흘라잉 사령관은 회담 참석을 위해 자카르타에 도착했을 당시 군복이 아닌 일반 정장을 입었다. 또 다른 시민 B씨도 “나를 포함한 모든 미얀마 국민들이 로힝야 학살 등 군부가 거짓말에 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아세안 정상들은 그에게서 풍기는 피 냄새를 맡지 못한 모양이다. 여기(양곤)에서는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 것이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반응했다.

아세안과 흘라잉 사령관이 합의하던 날에도 미얀마에서는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25일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아세안 정상회담이 이뤄지던 전날 수도 네피도와 중부 만달레이 등에서 군경의 총격에 의해 2명이 사망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는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무고한 시민과 평화 시위 참가자들이 살해되고 다쳤다”면서 “군부가 계속 테러를 자행한다면 아세안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호소했다.

AAPP에 따르면 군부 쿠데타 발생 이후 군경의 유혈진압으로 지금까지 748명이 숨지고 3389명이 구금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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