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의 백신 협력은 '개도국 지원'…상호 지원 아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코로나19 백신 (CG) |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미국이 자국 접종이 우선이라는 이유로 한국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지원에 소극적인 가운데 한국이 '쿼드'(Quad) 참여국이 아니라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미국 당국자들의 공개 발언과 한국 외교부의 설명을 종합하면 쿼드 참여와 미국의 백신 지원은 큰 관련성이 없어 보인다.
미국은 일관되게 지금은 미국 내 접종에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쿼드 국가 간 백신 협력도 상호 지원이 아니라 개발도상국 지원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미국이 백신 지원과 쿼드를 연계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이유는 미국 당국자가 두 사안을 동시에 언급했기 때문이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브리핑에서 한국과 백신 스와프에 대한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은 하지 않으면서 현재로서는 미국 내 백신 접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도 다른 지역의 바이러스 통제를 위해 지도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세계의 코로나19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그간 노력을 나열했다.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 최대 40억 달러를 내기로 한 것과 바이든 행정부 출범 첫날 세계보건기구(WHO) 탈퇴를 중단한 것을 언급한 데 이어 "우리가 캐나다, 멕시코와 논의한 방안들(arrangements), 그리고 우리가 쿼드와 논의한 방안들"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자국이 사용하지 않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각각 150만 회분, 250만 회분을 대여(loan) 형식으로 제공했다.
이를 고려하면 프라이스 대변인의 발언은 쿼드 국가들과도 비슷한 백신 지원을 협의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어 보인다.
국내 일부 언론은 이 발언을 근거로 한국은 쿼드 참여국이 아니라 백신 지원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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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이 쿼드 참여국인 일본, 호주, 인도와 논의하는 백신 협력은 쿼드 내 지원이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이라고 보는 게 더 합리적이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는 같은 날 트위터를 통해 "어제 미국은 2022년까지 세계에 최소 10억 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백신 접종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원하는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해 쿼드 백신 전문가그룹을 주최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의는 인태 지역과 전 세계의 백신 생산과 접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측정 가능한 영향과 다자적 조정에 초점을 뒀다"며 "호주, 인도, 일본의 지도자와 전문가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쿼드 백신 전문가그룹은 지난 3월 12일 쿼드 정상회의 당시 결정된 내용이다.
미국의 백신 기술, 미국과 일본의 자금, 인도의 위탁생산 역량, 미국과 호주의 운송 역량을 결합해 2022년까지 백신 10억 회분을 생산해 아세안과 태평양 도서국 등 개발도상국에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외교부는 23일 "쿼드 백신 협력은 백신 생산을 가속해 개도국에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의 백신 여유분 외국 제공이 쿼드 참여국과 관련이 있다는 일부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이 백신 지원 최우선순위에 있지 않다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백악관에서 다른 국가들에 대한 백신 지원에 대해 "우리는 캐나다를 좀 더 도우려 노력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중미를 포함해 우리가 도울 수 있다고 확신하는 다른 국가들도 있다"고 말했다.
외교가에서는 캐나다, 멕시코는 국경을 맞댄 특수관계이고, 중미 지역도 미국의 앞마당이나 마찬가지라 이들 국가를 먼저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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