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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주차 갑질' 벤틀리 없어졌다… "민원 삼진아웃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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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아파트 주차장 경차 주차칸 2개를 차지한 흰색 벤틀리.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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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한 아파트단지에서 경차 전용 구역 2개 칸을 차지하는 등 '갑질 주차'로 공분을 샀던 흰색 벤틀리 차량이 최근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아파트 주민들은 주차 시비나 민원 반복시 차량의 주차장 출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22일 인터넷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따르면 인천 미추홀구 한 아파트의 동대표 회장이라고 밝힌 A씨는 전날 오후 보배드림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불법 주차로 주민들을 불편하게 한 벤틀리가 19일부터 들어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A씨는 "방문 차량의 불법 주차를 제재할 방법이 없는 현실에서 벤틀리 사건이 계기가 돼 동대표 회의에서 삼진아웃제도를 발의했다"며 "주민이나 방문 차량을 막론하고 주차 시비와 민원 3회 이상시 2개월 동안 주차장 출입을 금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 3분의 2 이상 동의가 있어야 실현된다"면서도 "(벤틀리 사건이) 주차 질서가 확립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아파트 주차장 통로를 막은 흰색 벤틀리.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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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배드림 게시판에는 지난 19일 '갑질 주차...인터넷에서 보던 일이 저희 아파트에도 벌어졌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힌 B씨는 "얼마 전부터 지하 주차장에 벤틀리 한 대가 몰상식한 주차를 해 많은 입주민이 피해를 받고 있다"며 "이 벤틀리는 단지 입주 세대 방문 차량으로 등록돼 있지 않은 차량"이라고 적었다.

그는 "다른 차들이 진입하지 못하게 (통로를) 막아서 주차를 해놔 경비원 분들이 주차 경고 스티커를 붙였는데, 욕과 고함, 반말을 섞어 가며 '책임자 나와라', '스티커를 왜 붙였냐' 등 난리를 피웠다"며 "결국 경비원 두 분이 젊은 사람에게 욕을 먹어가며 직접 스티커를 제거했다"고 썼다.

그는 또 "차주는 '주차할 데가 없어서 거기다 주차한 게 잘못이에요?'라며 적반하장의 태도를 취하며 (상황이) 나아지질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웃들에게 들은 정보로는 (차주가) 30대 중고차 판매자로, 근처에 중고차 매매단지가 있어서 아파트 주차장을 개인 주차장처럼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글쓴이가 올린 사진을 보면 벤틀리 차주는 주차선이 그려지지 않은 곳에 차를 대 다른 차량이 지나다니는 것을 막거나 방해하고 경차 전용 구역 두칸에 걸쳐 주차했다.

도로교통법상 주차 금지 구역에 주차할 경우 경찰이나 시·군 공무원이 차량 이동 명령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차량이 '도로'에 해당하는 곳에 주차돼 있어야 한다. 아파트 내부 통로나 주차장은 도로에 해당하지 않는 사유지여서 행정 조치를 강제할 수 없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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