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약품청 “얀센 백신 접종 이득이 더 커”
국내서는 AZ 백신처럼 30세 이상만 접종할 듯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일반 병원에서도 시작된 19일 오후 대구 달서구 나사렛종합병원에서 돌봄교사·요양보호사 등의 직업군 관계자가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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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유럽의약품청(EMA)이 얀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과 '특이 혈전증'간의 관련 가능성을 인정함에 따라 국내 접종 계획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얀센 백신을 접종하되 30세 이상으로 대상을 한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앞서 EMA가 아스트라제네카(AZ)사의 백신과 희귀 혈전증간 연관성을 인정하자 이 백신의 접종 대상을 만 30세 이상으로 제한한 바 있다. 정부는 23일(현지시간) 나올 미국 보건당국의 검토 결과까지 충분히 검토한 뒤 전문가 자문과 예방접종전문위원회 논의를 거쳐 접종대상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MA, 얀센 백신과 '희귀 혈전증' 연관성 인정=EMA는 20일 얀센 백신 접종 뒤 보고된 희귀 혈전증 사례에 대한 검토 결과 '접종을 계속 권고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EMA는 얀센 백신 접종이 혈소판 감소증을 동반한 매우 희귀한 혈전증 발생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접종으로 인한 이익이 부작용보다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얀센 백신의 제품 정보에 특이 혈전과 관련한 경고를 추가하고 이와 관련한 사례를 백신의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포함시키도록 했다.
얀센 백신에 대한 EMA의 이번 결론은 앞서 지난 7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해 내린 결론과 유사하다. 당시 EMA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희귀한 혈전증 간의 잠재적인 연관성에도 불구하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위험성을 상회한다면서 전체 성인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700만명 이상이 얀센 백신을 접종한 미국에서는 총 9건의 혈전증이 보고됐는데 모두 48세 미만에서 발생했다.
▶얀센 백신 접종 대상자 조정 가능성…AZ백신 수준 예상=EMA의 이번 검증·권고는 국내 얀센 백신 접종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이 혈전증이 대부분 60세 미만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만큼 정부가 접종 대상을 재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도 EMA 발표 결과를 토대로 30세 미만을 접종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정부는 아직 국내에 얀센 백신이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EMA와 미국 보건당국의 결정을 검토한 뒤 접종 대상자를 확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기획팀장은 “EMA와 FDA(미국 식품의약국)가 검토하고 조치하는 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얀센 백신은 아직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어 긴급하게 검토하기보다는 자료를 보고 전문가 자문회의와 예방접종전문위 심의를 받아 방침을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EMA 권고에 따라 영국 수준(30세 이상)으로 접종 대상 범위를 최소화했듯이 얀센 백신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동일한 기전을 가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30세 미만에 대해 접종하지 않도록 한 것처럼 비슷한 수준의 권고가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접종 이익이 피해를 압도적으로 상회한다는 점 때문에 고위험군 등을 대상으로 한 2분기 대상자에 대해서는 접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러시아 백신도 도입 검토”…전문가 “가능성 낮아”=이런 가운데 정부는 혈전 부작용과 백신 제조사의 공급 지연 등으로 인해 백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었던 모더나 백신의 상반기 도입이 어렵게 되자 다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에서 백신을 지원받은 뒤 나중에 갚는 '백신 스와프'도 추진하고 있다. 또 기존에 확보한 백신 5종 외에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한 각국의 검증 및 허가 현황도 주시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도 이 백신에 대해 점검해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유럽의약품청(EMA)에서도 스푸트니크V 백신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세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외국의 허가 사항도 참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유럽의 스푸트니크V 백신 도입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천 교수는 “스푸트니크V 백신도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처럼 벡터(전달체) 기전을 이용한 백신”이라며 “유럽에서도 스푸트니크V 백신에 대해 조사는 하고 있지만 전달체 백신 플랫폼에 대한 불신이 깔려있어 도입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도 “스푸트니크V 백신은 다른 백신보다 데이터 공개가 더 불투명하다”며 “이미 자료가 공개된 다른 백신도 안전성 논란이 큰데 평가 자료 자체가 없는 스푸트니크V 백신을 검증해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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