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 빠지는 과정 해석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시세가 급락한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고객센터에서 직원이 암호화폐 시세를 살피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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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정부가 가상화폐(암호화폐)를 활용한 불법행위 단속에 나서자 대표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6800만원대로 급락했다. 거품이 빠지면서 시장이 성숙해지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내 가상통화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20일 오후 2시41분 기준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3.87% 하락한 6866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8000만원을 넘어섰으나 이후 7일 연속 하락하면서 660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6000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7일 이후 처음이다.
국내와 해외 간 비트코인 시세 차이를 나타내는 ‘김치 프리미엄’도 줄었다. 이날 오전 10시48분 기준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약 6089만원에 거래돼 김치 프리미엄은 11.33%를 기록했다. 전날 김치 프리미엄이 20%를 넘으면서 약 1300만원 정도 시세 차이가 났지만 이날 700만원으로 줄었다. 통상 김치 프리미엄은 폭락의 전조로 간주된다. 김치 프리미엄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면 매수세가 위축, 전 세계 가상화폐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정부가 가상화폐 규제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 16일 정부는 가상화폐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통해 오는 6월까지 범정부 차원 특별단속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이 과열되면서 자금세탁 등 불법행위도 빈번해지고 있다는 지적에서다. 금융위원회는 가상통화 출금 1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금융정보분석원의 불법 의심거래 분석 결과를 수사기관과 세무당국에 신속하게 통보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외국환거래법 등 관계법령 위반 여부 점검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경찰은 불법 유형별로 전담부서를 세분화하고 가상화폐 추적 프로그램 보급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가상화폐 시장이 거품이 빠지고 성숙해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는 미 최대 가상통화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한 이후 발생한 하락세를 과열로 인한 부작용이 아닌 시장 성숙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20%가량 하락이 비일비재했으며 5년으로 넓혀서 보면 하락폭이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미 시장이 성숙해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19일 미 투자 업체 펀드스트레트의 리오르 심론 디지털자산전략부문 부대표는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비트코인은 악재 때문에 하루새 50% 가량 떨어졌지만 이젠 며칠을 거쳐 고점 대비 15% 정도만 하락했다”며 “지난 1년간 시장이 성숙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12일 코로나19로 인해 경제 상황이 악화되자 비트코인은 이날에만 33.09% 하락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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