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부상·현금 사용 감소에 가속화
“비트코인, 정치적 간섭 배제 장점” 시각도
리히 수낙 영국 재무장관이 3월 3일 영국 런던 중심부의 다우닝가 10번지에서 열린 가상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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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 대열에 합류하면서 민간 가상화폐 진영과 CBDC 진영의 세력 다툼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 방송에 따르면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가능성에 관한 예비적 작업을 연계하기 위해 재무부와 영란은행이 새로운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발표 이후 수낙 장관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재무부 TF 구성에 대한 언급과 함께 “브리트코인(Britcoin?)”이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기도 했다.
영란은행도 TF에 대해서 “국내에서 CBDC를 도입할 지에 대해 정부와 은행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이익과 위험, 실용성에 대해 이해 관계자들과 폭넓게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TF는 존 커닐프 영란은행 부총재와 캐서린 브래딕 재무부 차관보(금융서비스국장)가 이끌 예정이다.
영국 정부의 이날 발표는 가상화폐의 부상과 현금 사용 감소 추세가 CBDC에 모멘텀을 부여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최근 가상화폐 시장은 일일 거래액이 수십조 원을 기록하는 등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도 CBDC와 관련한 그들만의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경쟁하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금융의 중심국인 영국도 CBDC 발행을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향후 영국이 실제로 CBDC를 발행하게 되면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민간 가상화폐 진영과 CBDC의 전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은행의 지원을 받는 형태로 디지털화폐가 도입되면 많은 장점이 있다. 우선 개인이나 기업은 돈을 보내기 위해 은행이나 어음교환소 등 제3 중개기관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진다. 수수료 등 비용 절감 효과와 편리성 향상도 도모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시민들의 사기, 돈세탁, 조세회피 등을 방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모습이 그래프 앞에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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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재까지는 민간 가상화폐 진영에서 이러한 움직임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는 듯하다. 되레 각국 중앙은행의 CBDC 개발 움직임을 내심 반기는 눈치다. 정부나 중앙은행의 CBDC 개발 움직임이 가상화폐 자체를 더 합법적이고 표준화된 것으로 보이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민간 가상화폐가 CBDC보다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감지된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의 주요 이점 중 하나가 바로 어떠한 정부나 중앙은행과도 무관하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대응 차원에서 양적완화(QE)를 지원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돈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것과 같은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CBCD는 명목 화폐만큼이나 인플레이션이나 양적완화, 공공 차입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투데이/변효선 기자(hsbyu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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