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규제 (PG) |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각국에서 가상화폐 시장을 규제하거나 조사한다는 이야기가 불거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급락했다.
비트코인을 정상적인 투자 자산 또는 결제 수단으로 인정해야 할지, 실체가 없는 투기 자산으로 봐야 할지를 두고 정부와 기업, 투자자 간 시각 차이가 나타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출렁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 미국 비트코인, 사흘 만에 최고가에서 19.5% 폭락
19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에 따르면 이들 거래소에서 전날 오후 8시 40분께 비트코인 가격이 1비트코인당 7천만원 초반까지 급락했다.
바로 전날인 17일 오전 10시께 7천900만원에서 하루 반나절 사이에 11%가량 급락한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에는 7천660만원대까지 회복했으나 정부의 특별단속 발표 이후 잠시 7천400만원대로 떨어졌다.
이날 우리 정부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이용한 자금세탁, 사기, 불법행위를 막고자 이달부터 6월까지 범정부 차원의 특별단속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이 동원돼 불법 의심거래나 거래소의 불공정 약관, 외국환거래법 위반 거래 등이 있는지 살펴본다.
미국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 재무부의 '돈세탁 조사' 루머에 단시간에 추락했다.
CNN방송은 17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시세가 지난 14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와 비교해 사흘 만에 19.5% 폭락했다고 코인데스크를 인용해 보도했다.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큰 이더리움도 최고점 대비 18% 급락했다.
주요 가상화폐 가격이 주말 밤 갑자기 급락한 것은 미 재무부가 금융기관들을 상대로 가상화폐를 이용한 돈세탁을 조사할 계획이라는 미확인 루머가 트위터를 통해 번진 여파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터키는 상품·서비스 비용 지불 수단으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사용을 공식적으로 금지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16일 관보에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게재했다.
중앙은행은 "가상화폐를 통한 거래가 상당한 위험을 수반한다"며 "가상화폐의 시장 가치는 지나치게 변동 폭이 크다"고 지적했다.
8천100만원 경신, 비트코인 가파른 상승 그래프 |
◇ "'탈중앙화'하자고 만든 시장" vs. "개인 보호 필요"
비트코인은 중앙은행과 정부의 관리 체제에서 벗어난 탈중앙화 기술 기반의 암호화폐를 표방하며 탄생했다.
비트코인 시장이 점차 성장하면서 올해 테슬라와 주요 금융사들이 잇따라 결제 수단 또는 투자 대상에 비트코임을 포함했다. 여기에 미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가상화폐가 주류 시장에서 일부 인정을 받은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상화폐 투자자의 다수가 개인이고, 급격한 가격 변동성 탓에 개인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어느 정도는 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가상화폐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블록체인 전문가는 "비트코인이 주목받던 이유가 '국가의 개입 없는 탈중앙화'와 자율적 기능에 의한 시장 작용이고, 그렇기에 투자했을 때 믿을 만하다는 것"이라며 "보호장치, 가격제한폭, 거래시간 제한 등은 비트코인이 처음 지향한 취지와 맞지 않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비트코인 광풍이 일시에 꺼졌던 2018년 1월을 되돌아보면 당시에도 정부의 가상화폐 시장을 향한 경고 메시지가 있었다.
당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는 기본적으로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한 데 이어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도 살아있는 옵션"이라고 언급하면서 가격이 급격하게 미끄러졌다.
빗썸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018년 1월 6일 2천598만8천원에서 한 달 뒤인 2월 6일 660만원으로 4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hy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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