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장격 비트코인 거래액 20배
코스피 거래액도 제쳐...하루새 2배 올라
일론 머스크 띄우기 나서며 가격 급등세
만우절 농담에도 가격 급등 '비정상적'
가상화폐 열풍에 최근 '빚투' 다시 급증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띄운 가상화폐 '도지코인'의 하루 거래량이 16조원을 훌쩍 넘으면서 코스피 시장 전체 거래액을 가볍게 뛰어 넘었다.
재미로 만든 가상화폐에 천문학적 자금이 몰리면서 가상화폐 시장의 투기성이 다시 한번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 도지코인 거래액 비트코인·코스피 넘어서
17일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까지 24시간 동안 이 거래소에 거래된 도지코인 거래액은 16조 6780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이 거래소에 거래된 가상화폐 1위 비트코인의 거래량은 8천억원 규모로 도지코인의 20분에 1에 불과하다.
또, 전날 코스피시장 전체 거래액도 14조 5800억원으로 특정 거래소에서 거래된 도지코인 거래액보다 2조원 이상 적었다. 도지코인 투자자들이 그야말로 '광란의 금요일밤'을 보낸 것.
그 결과 7900만원 내외를 기록하면 전날 보다 소폭 가격이 하락한 비트코인에 비해 도지코인은 전날보다 100% 가량 상승하며 이날 오전 7시 30분 현재 400원 중반대에 거래중이다.
문제는 암호화폐 대장주로 최근들어 부분적으로나마 실물 교환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비트코인과 달리 알트코인의 일종인 도지코인은 '재미로' 만든 가상화폐로 내재가치를 평가하기조차 힘들다는 점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윤창원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재미삼아 만들고 재미삼아 띄우고
도지코인은 지난 2013년 소프트웨어 개발자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당시 인터넷 밈(meme·유행하는 사진 또는 영상)으로 인기를 얻은 일본 시바견을 소재로 개발한 가상화폐다.
개발당시 잠깐 인기를 얻다 잊혀졌던 도지코인은 대표적인 가상화폐 옹호론자인 일론 머스크가 역시 '재미삼아' 띄우기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작은 X(아들)를 위해 도지코인을 샀다"고 올리며 구매 사실을 언급했고 이는 미국 개인투자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도지코인 가격은 급등했다.
이어 지난 1일에는 다시 자신의 회사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문자 그대로의 도지코인을 문자 그대로의 달(가격 급등을 뜻하는 은어) 위에 놓을 것"이라고 썼다.
만우절 농담조로 개연성 없이 역시 '재미삼아' 올린 글에 개인투자자들이 또 다시 반응하면서 도지코인 가격은 요동쳤다.
내재가치 없이 재미로 만든 가상화폐에 특정 유명인 역시 재미로 띄우기에 나서면서 천문학적 자금이 몰리고 가격이 급등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트위터 캡처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내재 가치 없어…금융 리스크 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가상화폐와 관련해 "내재 가치가 없고, 지급 수단으로 쓰이는 데 제약이 크다는 건은 팩트(사실)"라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최근 발언을 보면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암호자산은 사실상 가치의 적정 수준을, 적정 가격을 산정하기가 대단히 어렵고 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그렇기 때문에 암호자산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자에 대한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가상화폐 시장 과열 등의 영향으로 한동안 증가폭이 둔화됐던 신용대출이 최근 다시 급증세를 보이는 등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이 다시금 불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36조 5305억원으로 지난 3월말 대비 9영업일 만에 1조 1428억원아 늘었다.
앞서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책 영향으로 지난 2월에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707억원 줄면서 감소세로 전환했고, 3월에도 증가폭이 2194억원에 그쳤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