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서울 아파트 매물 반토막…두 달 전보다 오히려 줄어
오세훈 시장, 집갑 상승 우려에 대안 마련 주문…개발 공약은 신중론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현대불교미술전 空’ 개막식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2021.4.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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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훈철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으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꿈틀대고 있다.
주택 매물도 6월 종합부동산세와 양도거래세 인상을 앞두고 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서울시장 선거 이후 기류가 바뀐 분위기다. 오 시장이 세금 인하 등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세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 들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와 층고 제한 등을 공약으로 내세운 오 시장도 집값 상승에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16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건수는 4만8514건으로 한 달 전 4만5425건보다 3089건(6.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월16일부터 3월16일까지 6565건(16.9%)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최근 한 달 새 주택 매물이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 이후에는 1210건이 늘어나는 데 그쳐 매물이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서울시장 선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6월 부동산 세금 인상을 앞두고 매물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 시장이 재산세 등 주택 관련 세금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다주택자들이 일단 기다려보자는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 들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처럼 매물이 줄어들 경우 집값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점이다. 급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였으나 매물이 줄어들면 그만큼 매물이 귀해져 집값 인상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또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도 부동산 시장을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 시장의 부동산 공약으로 용적률 규제완화, 한강변 35층 층고규제 폐지, 구역지정 기준완화 등 향후 재건축·재개발 18만5000호 확보 공약 등이 크게 대두됐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개발 위주 공약을 내세운 오 시장의 당선으로 무조건 집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면 가격이 뛴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것"이라고 했다.
시장이 불안정해지자 오 시장도 고민이 커지고 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정상화를 통해 18만5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집값 상승 우려에 논의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35층 층고제한 완화도 한 발 물러섰다. 전날(15일) 업무보고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추후 논의를 전제로 업무보고에서 층고 완화는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층고 완화는 서울 강변 스카이라인의 대변화를 예고하는 정책으로, 서울시장 전결로 가능하다. 아파트 층수 제한이 풀리면 대치동 은마, 압구정 현대, 잠실주공5단지 등 재건축 사업에도 활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의도와 성수, 합정, 이촌동 등도 규제 완화 대상이다. 층고 완화로 집값이 인상될 경우 부동산 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
오 시장도 이 때문에 앞선 업무보고에서 개발이나 층고완화 관련 대책보다 시장 안정대책에 더 중점을 둬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쨌든 (시장 공약이니 재건축을 추진하겠지만)가격이 오를까 걱정이다"며 "아직 어떤 식으로 방향을 잡을지 고민 중이다"고 전했다.
boazh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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