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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저소득국 접종 0.2%…백신 양극화, 희귀혈전 파동이 더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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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센·AZ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

안전 논란에 제3세계 보급 걸림돌

덴마크 AZ 접종 완전중단 결정

미 이어 EU도 “화이자 추가 확보”

WTO 총장 등 175명 공평분배 촉구

바이든에 “백신 특허 효력 중지”


한겨레

14일(현지시각) 제3세계 코로나19 백신 보급을 위한 각국의 노력을 다시 촉구하고 나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 제네바/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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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희귀 혈전 위험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덴마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완전 중단했다. 유럽연합(EU)은 화이자 백신 추가 확보에 나서는 등 두 백신의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연하다.

‘백신 희귀 혈전 위험’으로 인한 제3세계의 백신 확보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세계무역기구(WTO)에 이어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등 세계 유력 인사 175명도 제3세계 백신 확보를 돕기 위한 행동을 촉구하고 나섰다.

덴마크는 14일(현지시각) 희귀 혈전과의 관련성이 인정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완전히 중단하기로 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 나라 보건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의 이점이 위험보다 크다는 유럽의약품청(EMA)의 결론에 동의하지만, 다른 백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도 이날 화이자의 백신 5천만회분을 2분기에 추가로 받기로 하는 등 두 회사 백신과 다른 종류의 백신 확보에 더 적극 나서고 있다.

덴마크와 유럽연합의 결정은 미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같은 종류(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인 얀센의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도록 권고한 뒤 나온 것이다. 다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이날 얀센 백신의 사용 여부 최종 결정을 일주일 뒤로 미뤘다.

현재 미국·유럽연합 등이 주로 접종하는 백신은 엠아르엔에이(mRNA) 백신인 화이자, 모더나 백신과 바이러스 전달체 방식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다.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의 희귀 혈전 위험이 부각되면서 이들 나라의 엠아르엔에이 백신 의존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도 백신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제3세계의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바이러스 전달체 백신의 경우 저온 보관 필요성이 없다는 편리성 등 때문에 제3세계 보급용으로 유리한데, 이들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경우 제3세계 보급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은 이날 “전세계에서 백신이 7억회 접종됐는데 저소득 국가의 접종 비중은 0.2%에 그친다”며 가난한 나라들에 대한 공평한 백신 분배를 다시 촉구했다.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등 정치인과 노벨상 수상자 등 175명도 이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백신 관련 지식재산권의 효력 일시 중지를 촉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들은 편지에서 “세계무역기구 차원의 효력 중단 조처가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내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하다”며 “백신 관련 지식과 기술을 전세계가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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