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기자단 간담회…"스토킹 피해자 보호·지원 법적 근거 마련할 것"
낙태죄 폐지 후 입법 공백에 "매뉴얼 마련 등 공백상태 피해 줄이기 위해 노력 중"
발언하는 정영애 장관 |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은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진실을 좀 더 올바르게 알리기 위해 영어 번역 작업이 진행 중인 위안부 피해자 증언 자료 등 관련 공문서를 적극적으로 공개해서 학계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규정한 논문으로 망언 논란을 빚은 마크 램지어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 사건을 언급하며 "국제 사회나 학교에서 또 이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진실을 왜곡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정 장관은 "일본군위안부 문제연구소의 '아카이브814'를 통해 위안부 관련 역사자료 총 594건을 연중 온라인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영문화 작업이 진행 중인 150여 건의 일본군·정부 공문서와 인도네시아·동티모르 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증언 등에 대한 자료도 완료되는 대로 적극적으로 공개해 학계 등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연합뉴스는 여가부가 2019년 2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9명의 증언을 담은 책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 4'의 영문 번역본을 완성하고도 이를 학계 등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정 장관의 발언은 이 영문 증언집을 포함해 각종 위안부 피해자 관련 자료를 더욱 광범위하고 적극적으로 공개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국제적 공감 확산을 위해 관련 영문자료들을 유엔인권정책센터에서 국제법경제리뷰(IRLE) 측에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국제법경제리뷰는 문제가 된 램지어 교수의 논문 '태평양 전쟁의 성 계약'을 온라인판에 게재한 국제학술지다.
간담회하는 정영애 장관 |
서울 노원구에서 발생한 김태현의 세 모녀 살인사건을 통해 스토킹처벌법의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과 관련해 정 장관은 "스토킹 처벌법은 있는데 피해자 보호법이 없는 것에 대해서 많이 지적하는데 애초에 두 법안이 함께 준비되다가 처벌만 먼저 제정되면서 늦어지게 된 상황인데 차질없이 (피해자 보호) 법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가부는 스토킹처벌법 제정 이전에도 피해자 보호와 지원을 추진해 왔는데 스토킹처벌법 안에 반의사불벌죄가 포함되는 등의 한계에 대해서도 경찰청 등과 지속해서 합의해서 문제 개선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최근 개정된 성폭력방지법과 양성평등기본법을 언급하며 "여가부 장관이 사건 발생기관에 대한 현장점검 및 시정·보완 요구를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두 법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에서 성폭력·성희롱 사건이 발생하면 기관장이 의무적으로 여가부에 이런 사실을 통보하고, 3개월 안에 재발 방지 대책을 제출하도록 했다.
정 장관은 최근 채용 면접 과정에서 성차별 논란을 일으킨 동아제약 사태와 관련해서는 "채용단계의 성차별은 그 다음 (단계로) 진입을 막아버리는 것이어서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면서 "노동부와 발표한 대책이 단기적인 대책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실효성 있게 (추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여가부가 지난 1월 비혼·동거 커플도 가족으로 인정하는 내용으로 공개한 '제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 대해서는 "정부, 학계, 시민단체 등 활발한 논의를 통해 기본계획 큰 방향은 합의했으며 4월 말에는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형법상 낙태죄 처벌 조항이 효력을 잃었지만, 현재까지 넉 달째 대안 입법이 이뤄지지 않는 '입법 공백' 사태와 관련해서는 "현장에서 여성들의 (낙태 관련)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부분과, 낙태하는 여성의 의료접근 공백 해소를 위해 관련 부처와 논의해 나가고 있다"면서 "공백 상태에서 피해를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 나누는 정영애 장관 |
ohye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