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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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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대가 보수화? 심각한 오독…민주당, 그들 절박함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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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유일 20대 지도부 박성민 전 최고위원
"20대는 다름을 분열로 보지 않는데
여당, ‘원팀'이란 룰 탓 잘못조차 지적 못해"
"그러고선 자꾸 가르치려는 태도 보여
역사 더 배운다고 민주당 찍진 않아"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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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25)은 4·7 재보궐선거를 책임졌던 민주당 지도부 중 유일한 20대였다. 대학 재학 중이다. 그는 20대가 등 돌린 선거 결과를 두고 스스로 부족했다며 책임을 느끼고 반성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부동산 문제와 박원순·오거돈 성추행 사태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20대의 시각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 점을 후회했다.

박 전 최고위원을 만난 건 20대의 '내부자' 시각에서 발견한 민주당의 문제점을 듣기 위해서였다. 그는 지난 12일 인터뷰에서 정부·여당의 ‘20대를 가르치려는 태도'가 20대를 돌아서게 만든다고 했다. 또 '원팀·원보이스'를 강조하는 기성 정치의 속성이 '다양성'과 '개인성'을 강조하는 20대의 속성과 배치되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선거 결과를 '20대 보수화'로 해석하는 것 자체가 '오독'이라며 20대의 입체성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하 일문일답.

-참패다. 스스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나.

▶당연히 있다. 지도부가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데에, 그리고 청년의 마음을 민주당으로 돌리는 데에 기여하지 못한 게 아닌가 반성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인가.

▶청년들의 부동산 불안을 제대로 해소시켜주지 못했는데 그 중에서도 잘못된 메시지를 바로 잡지 못했다. 임대주택을 내세우면서 우리가 만든 답안이 모범답안인 것처럼 강요했다. 임대주택은 종착지가 아니라 사다리인데 '조금만 기다려라'라는 식의 태도를 취했다. 내 집 마련에 대한 절박함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지자체장의 성비위 문제에 대해서도 당 차원의 단호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했어야 했다. 피해자 분께 더 적극적으로 사과하고 일상 회복을 위해서 해야 할 일을 했어야했다. 또 당 구성원들의 2차 가해에 대해서 당이 엄하게 대처하도록 했어야 했다.

-유일한 20대 지도부였다. 부모뻘인 분들과 7개월을 함께 했는데 어떤 간극을 느낀 적은 없나.

▶민주당이 강조했던 것 중 하나가 '원팀정신'이다. 같은 가치를 향해 뭉친 정당이기 때문에 존중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암묵적인 '룰'처럼 작용하면서 누가 봐도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조차 지적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됐다. 가령 변창흠 장관 청문회를 앞두고 불거진 '구의역 김 군 발언 논란'은 여지없이 잘못된 일이었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내 자식 내가 더 세게 혼내듯' 했어야 했다. 그러나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세대차이라고 보나.

▶세대로만 구분하면 편협하다. 경험한 정치의 모양새가 다른 것 같다. 운동권 세대 혹은 기성 정치세대는 분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과거엔 독재라는 절대악에 대항해 똘똘 뭉쳤고 그 과정에서 다양성이라는 게 필요가 없었다. 하나로 뭉치는, 결집의 정치가 중요했고 그에 따른 효능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우리 세대는 오히려 서로 간의 거리감이 서로를 편하게 한다. 특정한 입장을 강요하는 게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지향점이 같더라도 아닌 건 아니라고 문제제기할 수 있는 세대다. 그리고 중요한 건 그걸 분열로 보지 않는다는 거다. '저 당안에서 저런 의견들이 토론되고 있구나'라고 인식할 수 있는 세대라는 것이다.

20대 남성 ‘여당은 우리를 신경 안쓴다'고 생각
"민주당이 여성정책에 올인했다고?
편협·위험한 갈라치기다, 올인커녕 잘하지도 못해"
20대 여성도 민주당 외면, 젠더정당·후보에 투표


매일경제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2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며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8일 지도부 총사퇴로 최고위원에서 물러난 그는 학교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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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결과를 두고 20대가 보수화됐다는 주장도 있다.

▶20대는 진영논리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세대다. 선거 결과를 두고 20대 청년이 보수화됐다, 혹은 역사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평가에 절대로 동의할 수 없고 그렇게 보는 순간 20대 유권자의 마음을 잡기는커녕 등 돌리게 하는 것이다.

20대의 판단 기준은 획일적이지 않다. '복지는 민주당이 잘하네? 근데 일자리 문제는 야당의 말이 더 맞는 거 같아.' 정치적 선택에 있어서 그 어떤 세대보다 '입체성'이 두드러진다. 이번 선거에서 '독재정권으로 돌아갈 수 없다' 같은 구호들이 있었는데 효과가 없었던 이유는 20대가 진영논리와 역사에 따라 판단하는 세대가 아니고 '지금 당장 이 정당이 얼마나 일을 잘하고 유능한가', 실용적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세대이기 때문이다.

20대를 자꾸 가르쳐야하는 세대로 보는 게 문제다. 역사를 더 공부하면 민주당을 찍는다? 공부해도 아니라고 본다. 그저 지금 잘하나 못하나를 두고 보는 거다.

-같은 20대지만 남녀 표심 차이가 두드러졌다.

▶유의미하게 봐야할 건 (20대 여성이) 제3정당 후보에게 투표한 15%다. 다른 세대에선 제3정당 후보 득표율이 3% 내외다. 15%의 표심이 향한 곳은 여성 의제를 전면적으로 다룬 후보·정당이었다. 이제는 젠더 이슈가 마이너한 이슈가 아니고 정치권에서 적극적으로 다뤄야하는 이슈가 됐다고 본다.

2030 여성은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에 훨씬 더 큰 지지를 보내줬었다. 그러나 보궐선거 원인 자체가 민주당에게 있었기 때문에 민주당 선택하지 못했다고 본다. 남녀 차이가 두드러졌다고 하지만 방향이 같다. 둘 다 민주당에 등을 돌렸다.

-남녀의 방향은 같다고 했지만 절대적인 수치 차이는 너무 크다. 이유가 뭘까.

▶민주당 내에 20대 남성을 대변해주는 세력이 없다고 생각한 게 아닐까. '민주당은 우리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느끼면서 동시에 오만한 기득권에 대한 심판 투표를 한 것이다.

역차별 받는다는 정서도 작용한 것 같다. 그런 정서의 본질은 '나도 힘들어. 나도 힘든데 왜 너흰 우리가 힘들단 걸 인정 안 해줘?' 라고 본다. 20대 청년세대의 어려움에 대해 정치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게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여성주의에 올인해서 졌다'고 했는데.

▶민주당이 남녀 갈라치기를 해서 민주당을 찍지 않았다고 했는데, 오히려 이준석 최고위원 본인이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 실재하지 않는 현상을 만들어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편협한 주장이 정치권에서 부각되는 게 우려스럽다.

그런 주장이 힘을 얻게 되면 정치권에서 성평등 이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이 좁아지게 될 것이다. 20대 남성이 안 힘들다고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민주당이 여성정책만 올인해서'라는 주장이 틀렸다는 거다.

20대 남성 72% 전부를 '반(反) 여성주의'로 규정하는 것은 부족한 해석인 동시에 위험한 해석이다. 전제 자체가 틀렸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여성 정책에 올인하지도 않았고 솔직히 잘하지도 않았다. 당장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안만해도 대처가 심각하게 미흡했다. 여성 역시 등 돌린 투표 결과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야당엔 청년이슈에 반응한 의원 있었다"
여당은 20대 어려움 푸는 유능함 보여야


-국민의힘이 청년 표심을 잡은 데에 하태경 의원이 역할을 했다는 시각이 있다.

▶하태경 의원이 청년 이슈에 반응하는 속도, 그리고 이에 대응하는 감각이 좋다고 생각한다. 트렌디한 이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편이다. 이슈 선점 이후 유의미한 결과물을 만들었다고 보기는 어려워 역할이 컸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청년층 투표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민주당은 어떻게 해야 하나.

▶듣는 것에서 시작한다는 말은 기본 중의 기본이고. 20대 청년들이 힘들다는 것을 모르지 않다는 것을 말이 아니라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세심하고 정교하게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유능한 모습을 보여야한다.

[이석희 기자/김진석·이은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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