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은마아파트, 주거복지 위해 재건축 필요"
"강남 주민들, LH·SH가 민간보다 질 떨어진다 걱정"
11일 서울 강남구 대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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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순균 강남구청장이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공약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집값 상승세를 자극할 것으로 우려돼 막혀 있던 압구정동 아파트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지의 재건축을 빠르게 추진할 수 있다는 이유다.
아울러 집값 억제를 원하는 정부나 민주당의 방향과는 대조적으로 그는 "강남은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집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강남 주민들이 공공 개발보다는 민간 개발을 선호한다고 관측했다.
"압구정동 아파트·은마아파트, 녹물 나오는데..."
지난 3월 1일 브리핑하는 정순균 강남구청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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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구청장은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강남구청장으로서 볼 때 오세훈 시장의 규제 완화 방침은 일단 옳은 방향이라고 평가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오세훈 시장은 민간 재건축을 통한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해서 규제 완화를 내세우고 있다"며 "우리 강남구 입장에서 살펴보면 규제 완화의 핵심은 35층 층고제한 해제,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더디게 진행돼 온 압구정동 아파트와 은마아파트의 재건축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구청장은 "이 아파트들은 사실상 지은 지 40년 넘어서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나오고 상수도 배관이 터지고 천장에서 물이 새는 등 주거 환경이 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집값 억제도 좋지만 주민들의 주거복지 해결을 위해서도 이제는 이들 아파트에 대한 재건축을 서둘러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강남구는 진작부터 층고 제한을 일률 35층 이하에서 평균 35층으로 완화를 주장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구청장은 "일률적으로 35층 이하로 못 박아서 마치 성냥갑을 쌓아 놓은 것 같은 아파트를 지어선 안 된다"며 "같은 아파트 단지 안에서도 동마다 층고를 달리해서 어떤 동은 50층으로 짓기도 하고 어떤 동은 20층 정도 지으면 아름다운 스카이라인도 살릴 수 있고 한강 조망권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재건축 열어주되 과도한 수익은 나눠야"
11일 국민의힘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 정책협의회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주호영 대표권한대행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배우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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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균 구청장은 강남의 경우 수요 때문에 집값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실제 강남 집값은 재건축 때문이 아니더라도 꾸준하게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앞으로도 강남 집값은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강남은 집중도가 갈수록 더 심해지면서 말하자면 주택 수요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 만약에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면 필연적으로 주택값은 올라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현실을 인정한 토대 위에서 그걸 기반으로 해서 부동산 정책이나 집값 안정 정책이 세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간 개발을 통한 재건축 활성화가 집값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라며 "이 순간에도 강남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공공개발과 민간개발이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에는 "공공개발도 해야 되지만 재개발 재건축을 통한 민간개발을 통한 공급도 필요하다"면서 "강남구민들이 원하는 개발공급 방식은 민간개발 방식을 오히려 선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이 아무리 아파트를 잘 짓는다고 하더라도 민간 업자들이 지은 아파트만큼 질적으로 따라주지는 못한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아파트 가격 상승 방지를 위한 대책보다는 재건축 재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개발 수익을 도시 균형 개발에 일부 나누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과도한 개발 이익"이라며 "재건축이나 재개발은 그대로 하되 과도한 개발 이익은 공공으로 환수해서 간접자본(SOC) 건설에 쓰거나 강북 발전을 위해서 쓰인다면 강남북이 윈윈하고 우려도 불식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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