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 이슈로 인한 20대 남녀의 상반된 표심이 4·7 재보궐선거에서 보다 뚜렷하게 고착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20대 남성 표심을 공략한 국민의힘의 선거 전략이 유효했지만, 그 반작용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의 성추문으로 시작된 선거에서조차 20대 여성들은 박영선 민주당 후보에게 더 높은 지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20대 표심을 전반적으로 잃은 원인으로 평가받는 부동산·불공정·취업난 문제는 남녀가 다르게 반응할 여지가 적은 이슈들이다. 이 때문에 20대 남녀의 분화를 가속화한 것은 양성평등 정책이란 분석이 많다. 실제로 시사인·한국리서치가 2019년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부의 양성평등 정책에 대한 평가에 20대 남성은 54.2%가 '매우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같은 남성 중에도 30세 이상은 이 같은 답변 비율이 22.0%에 그쳤는데 20대 남성에서만 두 배를 훌쩍 넘는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여성의 경우 연령대를 가리지 않고 문재인정부의 양성평등 정책을 고평가하는 응답 비율이 훨씬 높았다.
이를 놓고 그동안 '여성혐오'로 규정지어졌던 20대 남성의 분노가 문재인정부의 젠더 이슈 대응으로 확산됐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4050 기득권 세대 남성 중심인 현 정부 구성원은 남성들이 사회 전반에서 혜택을 보던 시절에 청년기를 보냈는데, 대학 진학과 취업 등 분야에서 사회 환경이 급변한 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 여성 지원 정책을 쏟아냈다는 불만이다.
양성평등 정책에 대한 20대 남성의 반감과 민주당 소속 시장들의 성비위가 겹치며 2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급격한 하락세를 겪었다. 지난해 총선이 끝난 뒤인 5월 말 시행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변한 20대는 40%에 달했지만, 지난달 여론조사에서는 12%포인트 하락한 2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0대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12%로 유지된 것을 감안하면 이탈한 대다수가 무당층에 잔류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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