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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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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국민 질책 엄중히 받아들인다” 100자 입장문…작년 총선 압승 땐 “진정한 민심” 500자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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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부패 청산 등 매진” 밝혀

정책 기조 큰 변화 가능성은 작아

정세균 곧 사의, 개각 서두를 듯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

여당 참패로 끝난 4·7 재·보선 결과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내놓은 첫 입장은 이랬다. 문 대통령은 이어 “더욱 낮은 자세로, 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정에 임하겠다. 코로나 극복, 경제 회복과 민생 안정, 부동산 부패 청산 등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실현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100자를 조금 넘는 짧은 입장문이었다. 여당이 압승한 지난해 4·15 총선 다음 날 500자가 넘는 입장문을 발표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위대한 국민의 선택” “진정한 민심” 등을 거론하며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번 입장문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야권에서 비판받았던 ‘적폐’라는 표현 대신 ‘부패’라는 용어를 썼다.

하지만 청와대의 국정운영 기조가 눈에 띄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조 변화에 대한 검토가 있는지 묻자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번 선거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절실한 요구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은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드시 도전 과제들을 극복해 내겠다”고도 했다. 정책의 큰 틀은 유지하는 가운데 선거 때 제기된 의견들을 수렴해 간다는 뜻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의 경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취임 뒤 일부 변화가 이미 있었고, 검찰 개혁 등 다른 정책은 마무리 단계로 청와대 손을 떠난 상태다. 정책 기조의 큰 변화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개각은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정세균 국무총리가 다음 주 사의를 밝힐 예정이다. 총리실에 따르면 정 총리는 오는 11~13일 이란 출장 뒤 문 대통령을 만나 사의를 전달할 계획이다. 후임 총리로는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거론된다. 김영주 전 한국무역협회 회장도 유력 후보였지만 여권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은 너무 강력하게 고사해 지명이 어렵게 됐다”고 전했다. 최근 여권에선 총리 사퇴 시 직무대행을 맡는 홍 부총리 얘기가 자주 나온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해 이미 사의를 표한 변창흠 장관에 대해선 청와대가 상당 기간 유임시키는 안을 선거 직전까지 검토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변 장관이 정 총리와 함께 이번 개각에 포함될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그간 청와대 기류는 완전히 달랐다”고 전했다. 교체될 장관을 추천하는 안건이 논의된 지난 6일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변 장관 후임자는 논의되지 않았다는 일부 관측에 대해 인추위 사정을 잘 아는 여권 인사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변 장관 유임 계획과 관련해선 청와대의 상황 오판론이 나온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는 여당 후보가 선전한다면 변 장관을 유임하더라도 반대 여론을 무마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며 “결국 여론과 선거 판세를 오판한 정무·민정라인의 무능을 증명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재·보선 참패 이후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 책임론도 제기되지만, 이와 관련된 내부 논의는 별로 없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재·보선 이후 사의를 표명한 비서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이 시간 현재는 없다”고 답했다.

강태화·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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