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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中오성홍기 태우고 짓밟아…反中정서 격해지는 미얀마 [글로벌 이슈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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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초 즈와 민 영국 주재 미얀마대사가 7일(현지시간) 런던 미얀마대사관 건물 밖에 고개를 숙인 채 서 있다. 민 대사는 이날 미얀마 군부 세력이 대사관 건물을 점거했으며 자신은 접근 금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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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가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 사이에서 반중 감정이 높아지고 있다. 군부의 잔혹한 유혈 진압에도 유엔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못하는 것은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입김 때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중국 정부가 군부 쿠데타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는 점도 국민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7일(현지시간) 현지 소방당국을 인용해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 위치한 중국인 소유 의류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인명 피해나 구체적인 상황은 전해지지 않았다. SNS에서는 시민들이 중국의 오성홍기를 불태우고 짓밟는 사진이 퍼지고 있다. 미얀마 2위 도시 만달레이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조롱하는 의미로 '곰돌이 푸' 가면을 쓰고 중국산 제품 보이콧 운동을 벌이는 사례도 있었다.

중국을 향한 미얀마 국민의 분노가 커져 가는 가운데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이 최근 민주진영 임시정부 측과 접촉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8일 전했다. 쿠데타 이후 양측이 접촉한 것은 처음이다. 지금까지 미온적 입장을 유지하던 중국이 악화하는 유혈 사태 속에서 향후 군부·민주진영 간 중재 역할을 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인다.

중국 매체들은 미얀마 시위 보도를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금이야말로 중국이 편을 고를 때"라며 "군부보다는 민주정부가 훨씬 안정적인 파트너일 것이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사설을 쓰기도 했다. 시위가 격해질수록 미얀마 군경은 기관총과 수류탄까지 동원해 시민들을 진압하고 있다. 현지 인권단체 정치범지원연합의 사망자 집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군경의 발포로 숨진 이가 아동 48명을 포함해 600명을 넘은 것으로 밝혀졌다. 대만중앙통신(CNA)은 양곤에서 군경이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이날 하루에만 최소 13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에서는 쿠데타를 비판해 온 영국 주재 미얀마대사가 자신의 건물에서 쫓겨나는 일이 벌어졌다. BBC 등은 미얀마 군부 측이 대사관을 점거했다고 보도했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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