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평촌 등 2021년부터 30년 넘는 아파트 속속 등장
일자리·중산층 사다리로 여전히 매력, 입지 특성 살린 재건축 청사진 필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8일 ‘수도권 1기 신도시 현황과 발전 방향 모색’ 보고서를 통해 1기 신도시의 급속한 노후화에 대비하고 도시 전반의 기능 향상 관점에서 새로운 정비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당시가지 모습 {헤럴드경제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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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윤경 연구위원은 “수도권 1기 신도시가 우리나라 도시개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도시정비와 주택정비의 방향성을 보여줘야 하는 의무가 존재한다”며 “수도권 주택수요 및 개발압력 대응을 위해서도 양호한 주거지 유지는 중요한 이슈”라고 강조했다.
분당과 일산, 평촌 등 1990년 전후로 입주가 시작된 1시 신도시는 이제 30년이 넘은 늙은 아파트 단지로 접어들고 있다. 2021년에는 분당 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지 30년이 도래하고 2022년, 2023년이면 일산, 평촌, 산본, 중동에서 준공 30년이 경과하는 단지가 등장한다.
1991년 분당에서 5026세대가 준공된 것을 시작으로, 분당을 포함한 일산, 평촌, 산본, 중동 지역에서 1995년 4.5만호, 1993년과 1994년에는 7.0만호가 넘는 아파트의 준공이 이뤄졌다. 이를 감안하면 2021년에서 2026년까지 28만호에 달하는 주택이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으로 편입될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 신도시 아파트 단지들이 노후화와 함께 주차난, 상하수도 부식, 층간소음 등의 문제를 동시에 심각하게 겪고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높은 주거 매력도로 여전히 가격 또한 높은 것도 특징이다. 특히 중산층의 내집 마련 사다리로 충분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허 연구위원은 “매매가격 상승은 유지되고 회전율도 높은데 이는 1기 신도시를 향한 주택수요를 반영한다”며 “강한 전세가격 상승은 자산으로서 가치뿐 아니라 주거라는 사용가치도 유지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분당과 평촌은 40대 이하 인구가 각각 65.5%, 64.2%로 젊은 인구 비중이 높다. 주택 구입자 중 40대 이하 비중도 분당 67.0%, 평촌 62.6%로 경기도 평균 58.1%를 크게 상회한다.
허 연구위원은 “젊은 인구 및 매입자가 유입되고 소득과 소득 증가율도 높아 강한 도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평촌은 낮은 무주택 비율(36.7%)과 높은 매매거래 회전율(연간 평균 7.6%)이 확인되는데 이는 수도권 자가시장의 주거사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소득 일자리가 새로 생겨난 서울 강남권과 경기 남부권의 배후 주거지로 분당, 평촌이 자리매김했다는 의미다. 양호한 교육 인프라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일산과 중동은 50대 이상 장년층의 비중이 높았다. 향후 추가적 노령화가 이뤄질 경우 도시의 활력 저하가 예상된다. 일산은 소득 수준에 비해 소득 증가율은 낮고 연체율이 높은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허 연구위원은 “계획도시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산발적 단지 중심의 정비가 아니라 스마트도시로의 변화 등 도시 전반의 기능 향상 관점에서 새로운 정비 수단을 모색해야 한다”며 이들 지역의 체계적인 재건축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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