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스 하우스 오시장이 중소기업 위해 양보 다시 공관으로 ‘글쎄’
서울시 소유 ‘백인제 가옥’ 재정적 부담없고 신속히 입주 가능 ‘유리’
신임 시장 공관은 이전 시장이 사용하던 곳을 이어받는 게 관례지만, 시는 그간 원점에서 여러 안을 논의해 왔다. 박 전 시장의 마지막이 역대 서울시장사(史)에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남으면서다.
가회동 공관은 박원순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뒤 계약이 해지된 상태다. 이참에 서울시장공관을 임대가 아닌 서울시 소유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역대 시장들이 사용했던 혜화동 공관, 공관 목적으로 착공했지만 다른 용도로 사용 중인 서울파트너스하우스, 백인제 가옥 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먼저 직전 고 박원순 시장이 사용했던 가회동 공관은 현재 소유주가 입주한 상태다. 가회동 옛 공관은 대지 660㎡(200평), 건물 405.4㎡(122평)의 단독주택 형태로, 지하 1층, 지상2층 규모에 방 5개, 회의실 1개, 화장실 4개를 구비했다. 보증금만 28억 원이다.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안내센터 (옛 서울시장공관). [서울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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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앞서 사용했던 혜화동 공관을 재활용하는 방안도 불가능하다. 1981년 박영수 시장부터 박원순 시장에 이르기까지 역대 시장들이 모두 거쳐간 유서 깊은 건물이지만, 한양도성 위에 자리잡은 시장 공관이 성곽 원형 복원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나오며 2013년 박원순 시장 때 자리를 내줬다. 현재 한양도성 혜화동 전시·안내센터로 사용 중인데다, 오세훈 당선자 역시 시장 재임 당시인 2009년부터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나선 바 있다.
2013년 박 전 시장처럼 차기 시장 공관을 독채가 아닌 민간의 공동주택으로 정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당시 박 전 시장은 은평 뉴타운 아파트에 임시로 거주했다. 다만 당시 시장 공관 앞에서 열리는 집회·시위 등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유발했고, 서울 아파트 값마저 급등한 상황인만큼 난관이 예상된다.
한남동 서울 파트너스하우스. [서울 파트너스하우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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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오세훈 시장 시절 착공한 한남동 서울파트너스하우스가 다시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본래 시장 공관으로 구상했지만 오 시장이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돕자는 취지로 비즈니스 전용공간으로 활용했다. 2009년 9월부터 최근까지 서울시 중소기업 글로벌 비즈니스 지원 시설로 사용 중이다. 오세훈 새 시장이 2009년 중소기업 비즈니스으로 내 놓은 것을 스스로 공관으로 다시 사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대안은 윤보선 가옥과 함께 서울 북촌을 대표하는 근대 한옥인 ‘백인제 가옥’으로 보인다. 이 한옥은 시장공관 논란이 일때마다 거론됐으나 1913년 일제 강점기 당시 한성은행 전무였던 한상룡이 지은 한옥으로 친일가옥 논란이 일면서 좌절됐다. 이 가옥은 현재 서울시 소유로 2015년 11월 18일부터 역사가옥박물관으로 탈바꿈해 일반에 개방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백인제 가옥이 친일 논란으로 서울시장 공관으로 사용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 어디에도 일제의 수탈 거점이 되지 않은 곳이 있나 봐야 한다”며 “그런 과거 논리에만 묶여 있으면 서울 어디에도 공관을 만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백인제 가옥. 현재는 역사가옥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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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제 가옥이 서울시장 공관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은 일단 한옥이면서 서울시의 재정적 부담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들어 부동산 값이 급등해 서울시장 공관을 만들려고 하면 최소 1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라며 “백인제 가옥은 리모델링만 하면 돼 신속히 서울시장 공관을 만들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공관을 담당하고 있는 김혁 서울시 총무과장은 “현재 어떤 방안도 논의 되지 않고 있다”며 오세훈 시장의 의견을 들어 차근 차근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만 말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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