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보선 승리 요인·주역들 행보는
거여 입법독주, 부동산 민심 폭발
초반 접전 예상 깨고 서울도 탈환
선거 사령탑 활약한 金, 8일 사퇴
향후 윤석열 대선출격 지원 전망
安, 경선 패배 뒤 吳 유세 앞장서
합당 땐 ‘운신 폭 넓히기’ 나설 듯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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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 연전연패를 거듭하던 국민의힘이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180석에 육박하는 거대 여당의 ‘입법독주’와 성난 부동산 민심 등이 국민의힘의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선거 초반까지만 해도 접전이 예상됐던 서울을 탈환하면서 승리의 주역으로 꼽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등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보선 과정에서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인한 민심 이반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 중에서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가 결정타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 선거 판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갈등 끝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중도 사퇴한 것도 여당에 악재로 작용했다. 선거 여론이 정권심판론으로 기운 데 따른 반사이익을 국민의힘이 누린 셈이다. 여기에 침착하게 선거를 진두지휘한 김 위원장과 선거 초반부터 야권 단일화 분위기를 띄우고 선거운동을 적극 도운 안 대표 역시 승인(勝因)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김 위원장은 ‘박수칠 때’ 떠날 예정이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재보선 다음날인 8일 오전 당 비대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사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그가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건 지난해 6월 취임한 지 10개월만이다. 김 위원장은 당분간 정치권을 떠나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는 등 휴식을 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부인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제3투표소에서 투표한 김 위원장은 퇴임 후 계획을 묻는 기자들에게 “별다른 계획이 없다”면서 “일단 정치권에서 떠나기 때문에 그동안 해야할 일이 밀려 있는 것도 처리하고 생각을 다시 정리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답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차기 대선에서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이 각종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손잡을 가능성에 이목이 쏠린다. 윤 전 총장의 정치 경험이 일천하고, 김 위원장이 자타가 공인하는 ‘킹메이커’라는 점에서 이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김 위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게 정치적 도움을 줄 생각이 있느냔 질문을 받고는 “(나와) 아무 관계 없는 사람인데 도와주고 안 도와주고 그런 얘기 할 수 없다”면서 “한번 보자고 그러면 만나기는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또 다른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국민의당 안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일 지도 관심사다. 안 대표가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패한 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적극 지원한 만큼 추후 야권 정계개편 과정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안 대표는 지난달 25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 후 하루도 빠짐없이 오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부산과 다른 지역들 선거 유세에도 적극 뛰어다녔다.
안 대표의 행보는 국민의힘과 합당 이후 이후 차기 대선 도전을 위한 포석을 쌓은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단일화 경선 패배로 위기를 맞았던 안 대표로선 국민의힘과 합당 등을 통해 야권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 이같은 행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새 지도부를 꾸리기 전 국민의당과 합당을 추진할 경우 안 대표가 당내 중도 세력을 규합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김주영·곽은산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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