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당선 오세훈
즐거운 통화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밝은 표정으로 통화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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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변호사로 정치 입문
40대 첫 민선 서울시장에
재선 후 무상급식 투표 모험
부결로 시장직 도중 하차
연이은 선거 패배로 쓴맛
제1야당 대권 주자로 부활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60)가 ‘권토중래’에 성공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시장직을 사퇴한 이후 부동산 문제에 분노한 민심을 타고 10년 만에 시장직 복귀를 눈앞에 둔 것이다. 내년 대선 전초전 격인 이번 선거에서 야권에 ‘상징적인’ 승리를 안겨준 만큼 오 후보는 향후 제1야당의 유력 대권주자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0시 현재(개표율 42.75%) 오 후보는 56.15%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40.80%)를 15.35%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개표율을 감안하면 당선이 확실시된다.
오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정말 크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앞으로는 뜨거운 가슴으로 일하겠다. 꼭 보듬어야 할 분들을 자주 찾아뵙고 현안을 가장 먼저 해결하는 시장으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오 후보는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 이후 패배와 수모로 점철된 지난 10년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그는 무상급식 투표 결과로 시장직을 잃은 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도전했지만 정세균 민주당 후보에게 패하며 재기에 실패했다. 2019년 현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당대표로 출마했으나 황교안 후보에게 밀렸다. 지난해 총선에서는 서울 광진을 지역구에서 고민정 민주당 후보에게도 패했다.
이번 서울시장 출마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초 내년 대선 출마 의지를 보였던 오 후보는 지난 1월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출마하지 않겠다”는 ‘조건부 출마’를 선언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당내 경선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에 비해 당원 지지에서 밀렸다. 하지만 일반시민 여론조사에서 표를 얻으면서 경선에서 나 전 의원을 꺾으며 파란을 일으켰고, 시간이 갈수록 결집되는 제1야당의 지지층을 바탕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경선까지 이겼다.
10년의 고초를 겪기 전까지 오 후보는 거칠 것 없는 이력을 쌓아왔다. 그는 한국에서 ‘일조권’이 헌법상 환경권으로 인정된 첫 판례를 이끌어냈으며, 시사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스타급 변호사로 부상했다. 2000년에는 16대 국회에 입성해 ‘오세훈 3법’(정치자금법, 공직선거법, 정당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오 후보는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시 강금실 열린우리당(민주당 전신) 후보를 꺾고 민선 이래 첫 ‘40대 시장’으로 당선되는 역사를 써냈다. 시장 시절에는 ‘다산콜센터’를 설립하고, 장기전세주택 ‘시프트’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는 2010년 한명숙 민주당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무상급식 주민투표’ 실패 이후 그의 가도는 이어지지 못했다. 특히 보수 일각에선 박원순 전 시장에게 서울시를 내어준 오 후보를 보수 몰락의 단초를 제공한 인물로 백안시하는 시각도 존재했다.
이날 선거 승리로 오 후보는 정치인생의 확실한 ‘반전’을 마련하게 됐다. 10년 만에 서울시를 탈환한 것은 물론, 내년 3월 대선의 전초전인 이번 선거에서 야권 ‘4연패’ 고리를 끊어낸 점을 감안하면 제1야당 대권주자로서 오 후보의 입지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여야의 유력주자들을 모두 꺾으며 중도 확장성을 입증했다. 거대 여당과 싸워 승리한 후보로 각인된 만큼 대권주자로서의 선호도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의 당선으로 서울시 운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부동산 민심’ 공략을 위해 규제 완화와 세부담 감소 등을 핵심으로 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규제를 통한 주택가격 안정이나 공공주도 개발을 강조해왔던 정부와 서울시의 기존 방침에 적잖은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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