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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청년들, 사제총 들고 군부에 저항...국제사회의 지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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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기홍 양곤대 교수, 미얀마 현지 상황 전해
"무기 만들고 산발적 사조직 형태로 저항"
"임시정부 존재감 약해지며 스스로 나선 것"
한국일보

지난달 27일 미얀마 양곤에서 몇몇 시위대가 활과 화살을 들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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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57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미얀마에서 청년들이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저항해 스스로 무장하기 시작했다.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할 유엔(UN)은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시민들의 구심점이 될 리더도 없는 탓에 청년들이 스스로 "사조직이라도 만들어서 주권을 지키겠다"고 나서는 것이다.

천기홍 양곤대 세종학당 교수는 7일 TBS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지방에서 청년들을 중심으로 무장 저항을 시작했다"며 현지 상황을 알렸다.

천 교수는 "양곤과 같은 중심 도시에서는 바로 출동해서 (시위대를) 진압하는 제압시스템이 갖춰져 시위대는 낮에만 잠깐씩 시위를 하고 들어간다"며 "반면 지방에선 특히 제2도시 만달레이 북서부쪽 같은 경우 학생들이나 젊은 층이 사제 폭탄이나 사제 총기를 만들어서 무장 저항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이게 사제 총이라 새총 정도의 위력이고 (그 밖의 무기라고는) 방패, 화염병 이런 건데, 군경에서는 엄연히 무장 폭도로 규정하니 잔인한 방법으로 진압하는 빌미가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삼삼오오 모여 군부에 저항하지만... 구심점 없어"

한국일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얀마 양곤에서 반 쿠데타 시위대가 미얀마 동맹군을 지지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앞서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단체 3곳이 미얀마 군부에 학살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반 군부 세력과 힘을 합칠 것이라고 통보한 바 있다. 양곤=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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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교수는 저항의 형태가 '산발적인 사조직'이라면서 "안타까운 게 하나의 구심점으로 규합이 안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유엔이나 국제사회에서 임시정부(연방의회대표위원회·CRPH)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겠다는 내용이 없다 보니 존재감이 약해졌고, (청년들이) 스스로 사조직이라도 만들어 저항을 해야겠다는 의미로 비친다"고 분석했다.

이어 "계속 시위하면서 유엔에 보호책임 조치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유엔의 움직임이 미온적이다 보니 젊은 사람들 스스로 자신의 주권을 지켜야 되겠다는 의지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천 교수는 "'연합군을 만들어서 군부와 내전을 벌이겠다'고 선언한 소수민족 무장단체 역시 아직은 게릴라전 정도의 독립적인 무력 저항의 양상을 띠고 있다"고 전했다.

"포스코 사업 철수는 양날의 검... 신중해야"

한국일보

미얀마 북서부 해상 A-3 광구, 머스크(Maersk)사 바이킹(Viking) 시추선에서 실시한 포스코인터내셔널 마하 유망구조 가스산출시험 장면. 포스코인터내셔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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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교수는 "포스코 그룹이 군부의 돈줄이 되는 미얀마 가스전 사업에서 손 떼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양날의 검 같은 거다. 사업을 끊는다고 해서 군부에 해가 되는 게 아니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천 교수는 특히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가스전 사업과 관련해 "우리가 손을 떼면 태국이나 중국의 기업들에 좋은 상황이 되고, 오히려 군부는 이것을 웃돈을 받고 매각해 버리면 군부 쪽에만 더 도움을 주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연가스 광구라는 것이 수십 년간의 노력에 의해 나오고 운도 상당히 많이 따르고 막대한 자본이 들어간다"며 "이 광구 개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나라들이 상당히 많다"고도 부연했다.

"우리 교민 400여 명 미얀마 떠났지만..."


한편 미얀마를 떠난 우리 교민은 현재까지 400~500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 교수는 "우리 교민이 3,500명 정도라 아직 2,000명 이상 교민분들이 남아있는 것"이라며 "대사관에서 귀국 권고는 하고 있지만 자영업을 하거나 터전을 완전히 잡고 사시는 분들은 나갈 생각이 없는 분들이 많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윤주영 기자 ro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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