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6 (화)

이슈 서울·부산시장 보궐 선거

떠뜰썩한 유세는 없지만 "우리가 서울시장에 출마한 의미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일보 인턴기자, 소수정당 후보 4인 동행 취재기
한국일보

김진아 여성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역 지하통로에서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최서은 인턴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2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지하철 2호선 잠실역 지하. 퇴근하던 직장인 황정아(28)씨는 보라색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하는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 사진을 찍었다. '여성 혼자도 살기 좋은 서울' 이라는 문구의 팻말을 휴대폰 화면에 담은 황씨는 "문구에 공감이 갔다"고 말했다. 황씨가 찍은 팻말은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기호 11번 김진아 여성의당 후보와 선거운동원들이 들고 있던 공약이었다.

이번 재보선의 최대 관심은 단연 서울시장 선거다. 대중의 관심도 거대 양당 후보들에게 쏠려 있다. 하지만 소수정당 후보들도 저마다 출사표를 내고 공식선거운동 기간 내내 고군분투 중이었다.

이날 김 후보 유세 현장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현수막이나 마이크, 확성기가 잘 안 보였다. 김 후보는 “돈이 없으니 저희가 가능한 범위 안에서 선거운동을 한다"면서 "선거 노래도 직접 만들면서 즐겁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곁을 지나던 20대 직장인 배모씨는 김 후보를 향해 “지금 비혼 1인 가구에 대한 지원은 미비하다. 김 후보가 거의 유일하게 유의미한 지원 대책을 말씀해주셔서 좋았다"고 응원을 보냈다. 김 후보가 선거에 출마한 의미를 찾는 순간 같았다.

유세 중 폭행까지?…“차별 없는 세상 돼야"

한국일보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가 1일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사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이에스더 인턴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일 오후 6시 서울 노원구 롯데백화점 앞 사거리 유세 현장에는 기호 6번 신지혜 기본소득당 후보가 유세차에서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 신 후보는 서울시민 모두에게 연간 80만 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파격적'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퇴근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유세에 모여든 시민들은 보기 힘들었다. 명함을 건네는 신 후보를 향한 관심도 커 보이지 않았다. 신 후보 측 선거운동원 중 한 명은 지난달 30일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열린 유세 현장에서 차량 통행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하는 불상사도 있었다고 한다. 선거운동이 쉽지 않은 소수후보들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신 후보는 꿋꿋했다. 그는 “누구도 선거에서 배제되지 않고,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면 하는 마음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2번째 출마 후보자 유세현장도 썰렁


한국일보

신지예(두 번째 줄 오른쪽 두 번째) 무소속 서울시장 후보가 1일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서을 동작구 노량진역 부근에서 유세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최서은 인턴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출마라고 해서 더 쉬운 건 아니었다. 지난 1일 서울 동작구 서울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에서 만난 기호 15번 신지예(31) 무소속 후보는 지난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경험자였다. 정치에 관심이 있는 유권자라면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볼 만한 후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소수정당 후보 유세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였다. 다만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젊은 신 후보라 그런지 젊은 세대가 관심을 보였다. 유세장에서 만난 한예지(28)씨는 “신지예 후보가 당선되면 두루뭉술하고 기득권층만 옹호하고 있는 정치가 개혁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서울에 사는 노동자와 성소수자, 여성 등의 지위와 인권이 향상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지의사를 밝혔다.

“군소정당에 대한 언론 무관심 사라졌으면”

한국일보

송명숙 진보당 후보가 1일 서울 용산구 남영역에서 시민들을 향해 마이크로 자신을 알리고 있다. 이에스더 인턴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일 서울 용산구 지하철 1호선 남영역 앞 유세장에서 만난 기호 12번 송명숙(34) 진보당 후보는 “선거운동 모습이 언론에 잘 비쳐지지 않아 답답하고 어렵다”고 말했다. 거대 여야 정당 후보들에 언론의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자신에게까지 그 차례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섭섭함을 내비친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송 후보는 한 명의 유권자라도 더 만나기 위해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맞아 거리로 나온 젊은 직장인들을 향해 송 후보는 “반갑습니다. 서울시장 후보 송명숙입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고맙습니다”라는 인사를 했다. 송 후보는 선거 핵심 공약으로 ‘전국민고용보험 가입’을 내세웠다. 그는 “화려한 도시라고 불리는 서울에 가려진 분들이 많아 이들을 위한 공약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서은 인턴기자 8282485@naver.com
이에스더 인턴기자 135302@naver.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