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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폭탄 쏟아지는 와중에 "응애~"…정글서 태어난 '미얀마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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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의 공습이 쏟아진 카렌주에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태어난 아기. [이라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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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군부가 수일째 공습 중인 카렌주에서 한 생명이 무사히 태어났다는 소식이 현지 소셜미디어(SNS)에서 퍼지면서 축하가 쏟아졌다. 사망자가 속출하는 현장에서 태어난 만큼 앞날에 건강과 축복이 있기를 비는 메시지들이다.

SNS에 공개된 사진에는 천에 둘러싸인 아기가 엄마 옆에 누워있는 모습이 담겼다. 포대는 아기 아버지의 사롱(이 지역 사람들이 허리에 두르는 천)으로 만들어졌다고 현지인들은 전했다. "전쟁통에 무사히 태어나다니 무척 장하다" "축복한다" "미얀마의 희망을 보는 것 같다"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도 아기의 사진과 함께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라와디 버마어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따르면 이 아기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카렌주의 한 숲길에서 태어났다. 지난달 27일 군부의 공습이 시작되자 정글로 숨기 위해 피난을 가던 도중이었다.

아기의 부모는 카렌족(族) 무장 조직인 카렌민족연합(KNU)이 통제하는 마을에서 살아왔다. KNU가 군부의 유혈진압에 맞서 무력 투쟁을 하기 시작하자 군부는 지난달 27일 이 지역에 폭탄을 떨어뜨리는 등 공습을 시작했다.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군부의 KNU 마을 공격은 2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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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미얀마 카렌 지역 주민들이 군부의 공습에 대피해 지하 벙커를 만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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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길에 오른 지역 주민만 2만여명이다. 카렌평화지지네트워크에 따르면 이번 공습으로 10명 이상의 주민이 숨졌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다수의 여성과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태국 국경으로 대피한 카렌족 2000여명이 태국 당국의 결정에 따라 국경을 넘지 못하고 돌아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카렌족 등 미얀마 소수민족 무장 단체들이 연합군을 만들어 군부에 대항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군부도 이들에 대한 공습을 확대할 계획이다.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군부 측은 최근 태국 국경에 가까운 미얀마 동부 샨주의 소수민족 반군인 복원협의회/샨주군(RCSS/SSA)이 통제하고 있는 군기지에 공습할 계획을 밝혔다.

이로 인해 샨주 거주민들은 대피용 벙커를 파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태국국경 샨주난민위원회(SSRC-TB)는 전날 성명을 통해 태국 국경을 따라 위치한 샨주의국내난민(IDP) 캠프 5곳에 약 6000명의 난민들이 큰 위험 앞에 무방비로 놓여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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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의 공습을 피해 숲으로 도망친 카렌주 주민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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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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