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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재보선 결과, 누가 웃을까?…대선주자 '빅3' 손익계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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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4·7 재보선이 내일 치러지고요. 내일(7일)이면 여야의 승패가 갈리게 되는데요. 출마한 후보들뿐 아니라, 차기 대선주자들의 행보에도 영향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차기 대선의 주요 변곡점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이번 재보선의 영향을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4·7 재보궐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내일이면,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명운뿐 아니라, 대선주자 '빅3'의 희비로 엇갈릴 듯합니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 대선 정국의 주요 변곡점이 될 수밖에 없겠죠? '빅3' 가운데 이번 선거 결과의 공과 과를 오롯이 받아 안아야 할 사람. 민주당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입니다. 이번 재보선을 총지휘했죠? 서울과 부산, 두 곳 가운데 한 곳에서만 승리해도 '대선가도'에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만일 두 곳 모두에서 승리한다면 말 그대로 '금상첨화'입니다. 문제는 전패했을 경우입니다.

이 위원장의 전 직함, 민주당 대표였습니다. 당헌당규까지 고쳐가며 이번 선거에 후보를 낸 장본인입니다.

[이낙연/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10월 29일) : 후보자를 내지 않는 것만이 책임 있는 선택은 아니며, 오히려 후보 공천을 통해 시민의 심판을 받는 것이 책임 있는 공당의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게 됐습니다.]

공당의 도리라면서, 책임있는 최종 판단은 당원투표에 맡겼었는데요.

[박원석/전 정의당 의원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지난해 11월 2일) : 과거에 박정희 정권 시절에 3선 개헌이나 또 유신 선포할 때도 국민투표라는 그런 명분을 동원했잖아요. 그때도 보면 찬성률이 굉장히 높았어요. 때문에 국민투표, 혹은 당원 총 투표라는 게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고…]

어찌보면 '도리'가 아니라 '실리' 때문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해 10월 30일) : 대통령 선거의 성패까지 영향을 주는 선거이기 때문에 정당으로서는 의리 없이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좀 양해를 드려야 될 것 같아요.]

명분을 버리고 택한 실리. 과연 대선에 도움이 될까요? 결과에 따라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겠죠. 적어도 이낙연 위원장은 그 책임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상대적으로 빗겨 서 있었죠? 공직을 맡고 있는 탓에 행동반경이 좁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간접 지원에 나섰는데요. 방법은 '우연'이었습니다.

[이재명/경기지사 : 우리는 아무말도 하면 안 되는 사이인데 후보님은 뭐 하셔도…]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저기 이왕이면은 따뜻한데 가서 할까요. 조금만 걸어가시죠.]

[이재명/경기지사 : 같이 가는 것까지는 선거법 위반 아니겠죠? 한잔 사시는 거예요.]

[박영선/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네… 제가 사면… 선거법에… 아 아니야 관계가 없나 경기도라서…인재근 의원님께서 불러주셔서 '우연히' 만나게 됐는데…]

[이재명/경기지사 : 인재근 여사님한테 오랜만에 인사드리러 왔다가 '우연히' 만났어요.]

결혼 30주년 휴가를 내, 부산행 열차를 타기도 했는데요.

[김영춘/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지난달 31일) : 멀리서 휴가까지 내고 달려와주신 이재명 경기도지사님.]

선거법 때문에 공개적인 지지는 할 수 없었지만, 존재감만은 확실하게 드러냈습니다. 민주당이 재보선에서 승리한다면, 약간의 지분을 주장할 수 있을 듯합니다. 만일, 선거에서 지더라도 큰 타격은 없을 듯싶습니다. 앞서 이 지사는 재보선 공천 문제를 놓고, 실리보다는 원칙과 명분을 강조했었죠?

[이재명/경기지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해 7월 20일) : 장사꾼도 신뢰를 유지하려고 손실을 감수합니다. 공당이 문서로 규정으로까지 약속을 했으면 그 약속을 지키는 게 맞고요…]

민주당의 패배가, 오히려 이 지사 개인에겐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야당에선 이번 선거에서 '정권 심판'이란 프레임을 강하게 걸고 있죠.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도 취임 뒤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역대 여권 대선주자의 '숙명', 현직 대통령과의 차별화인데요. 비문계로 분류되는 이 지사 입장에선 굳이 대통령과 각을 세우지 않고도, 여권 내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된다는 겁니다. '정권 심판'이란 예방주사를 미리 맞는 건 덤이겠죠.

이번 선거를 가장 여유롭게 지켜보고 있을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입니다.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라고 이번 선거를 규정했는데요. "투표해야 바뀐다"며 기자들을 불러놓고, '스포트라이트' 속에 사전투표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윤 전 총장, 아직까지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뜻조차 밝히지 않았죠? 오묘한 윤 전 총장의 대선 행보처럼, 이번 선거에 대해서도 특정 후보나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직접적인 의사 표시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윤 전 총장에 대한 관심, 이번 선거 결과보다 선거 뒤 있을 구체적인 대선 행보에 쏠리고 있습니다. 민주당도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듯합니다.

[이낙연/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아직은 별로 드러내는 것이 많지는 않으니까요. 그러나 언젠가는 드러나겠죠. 그리고 국민의 차분한 검증을 거쳐야 되겠죠.]

'빅3'는 아니지만, 이번 선거에 말 그대로 '올인'을 한 분도 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입니다. 마치 내 선거처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돕고 있는데요. 안 대표의 관심도 선거 이후에 있는 듯합니다.

[안철수/국민의당 대표 (어제) : 4월 7일 이후 야권은 혁신적 대통합과 정권교체라는 더 험하고 깊은 산과 강을 건너야 합니다.]

본인이 야권 통합의 중심에 서겠다는 뜻을 밝힌 건데요. 우선 선거부터 이겨야겠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한다면, 그 다음을 기약하긴 쉽지 않을 듯합니다. 설령 선거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이미 야권의 주도권을 쥔 인물이 있죠.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입니다.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을 떠나겠다는 뜻을 이미 밝혔는데요. 김 위원장은 머릿속에 야권통합보단 야권개편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듯합니다.

[김종인 (음성대역) : 우리 정당은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지난번 프랑스 마크롱이 성공한 예가 뭐냐. 국민이 양당에 짜증을 낸 거다. 마크롱의 등장으로 두 지배 정당이 망가졌다. 윤 전 총장이 그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안철수 대표가 비운 제3지대에 김 위원장이 깃발을 꽂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국민의힘에선 어떤 방식으로든 김 위원장과 다시 함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성일종/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우리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여러 정치적인 역량이나 경험 이런 것들이 국가를 위해서 쓰여질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저희가 정중하게 여러 형태로 한번 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보선이 끝나면, 정치권은 본격적인 차기 대선 정국으로 접어들게 됩니다. 여야 모두 신발 끈을 다시 한번 바짝 조여 맬 듯싶은데요. 재보선도 재보선이지만, 본 게임은 이제 시작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재·보선 결과, 누가 웃을까?…대선주자 '빅3' 손익계산서 >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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