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석달 넘게 억류 중인 한국 선박 ‘한국 케미호’와 관련 긍정적인 결과가 검토되고 있다고 발표한 데 대해 외교부가 6일 환영 입장을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란 사법 당국의 검토와 발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우리 선박 억류가 해제된다는 좋은 소식이 조속히 발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그간 양국관계에 큰 부담이 되었던 선박 문제가 곧 해소된다면 한·이란 관계 발전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사이드 하티브자데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한국케미호) 사건과 관련된 모든 조사가 선장과 선박을 돕는 방향으로 진행됐다”며 “사법부도 해당 사건에 대해 긍정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도 이날 낸 논평에서 억류 선박 문제는 한·이란 관계와는 별개의 문제이며, 사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1월4일 오만 인근 해역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나포된 이후 100일 가까이 억류 상태였던 한국 선박과 선장이 곧 석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지난 2월 선장을 제외한 선원 19명의 억류를 해제한 바 있다.
이란은 한국 선박 나포 당시 표면적으로 ‘환경 오염’을 이유로 들었으나, 미국의 대이란 제재로 한국 내 은행 원화계좌에 묶인 이란 원유 수출대금(약 70억달러)을 돌려받는 문제와 관련 한국을 압박하는 태도를 보여왔다. 이란은 지금까지도 환경오염 문제를 다루기 위한 사법 절차를 개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이란이 선박과 선장 석방에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게 된 배경을 놓고 동결자금 해제 문제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그동안 동결자금으로 유엔 분담금을 대납하거나 의약품 등 인도적 교역을 확대하는 데 노력을 기울인 것이 이란 측의 불만을 누그러뜨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는 재보궐 선거가 끝난 후인 13일쯤 이란을 방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 총리는 이란 정부 등 각계 고위 지도자들과 면담하며 최대 현안인 이란 동결자금 문제를 포함해 한·이란 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케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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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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