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파리의 도서관
시어로 기록한 시인의 개인사와 진실한 고백, 내면의 발자취가 운율을 타고 흐른다. 지난 2012년 펴낸 시집 '운문일기'의 맥을 잇는다는 의미에서 부제는 '운문일기 2'이다.
'코로나 마스크를 쓰고/ 짙은 색안경을 끼면/ 익명의 얼굴이 된다.// 답답하지만/ 가면무도회에 가듯/ 집을 나선다.' (시 '익명의 얼굴')
시인인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상무는 "'시간의 날개가 달린 마차'가 등 뒤에서 실어 오는 소리를 밀도와 긴장감 그리고 따뜻함을 담아 연주하는 76편의 '노랫소리가 나는 운문일기'에 귀 기울이면 황량한 사막을 건너 장미꽃 가득한 정원을 꿈꾸게 된다"고 했다.
김선향 이사장은 이화여고와 이화여대를 나와 미국 페어레이 디킨슨대 대학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와 경남대 교수, 대한적십자사 부총재 등을 지냈다.
서정시학 184쪽. 1만5천 원.
▲ 우리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 일본 홋카이도에 있는 가상의 마을 '에다루'에 사는 소에지마 가족 3대와 개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흐르는 강물처럼 그린 소설이다.
할머니 요네의 탄생부터 손자 하지메의 은퇴 후 귀향까지 약 100년에 걸친 가족의 역사를 통해 20세기를 헤쳐온 보통 사람들의 인생을 묘사한다. 이들의 삶은 평범한 우리들의 삶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감수성 넘치는 작품을 통해 한국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진 마쓰이에 마사시의 신작 장편소설로, 일본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조산부로 일한 요네, 전쟁통에서 박하공장을 일으켜 세운 요네의 남편 신조, 천연기념물 뇌조의 일생을 다큐멘터리로 만드는 구미코, 도쿄에서 대학 교수를 하다 귀향한 하지메까지 등장인물들은 모두 각자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며 고유의 향기를 발한다.
작가는 순리대로 살아가는 이들의 인생을 과장 없이 관찰하고 묘사한다. 자극적인 사건 없이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그려낸 한 가족의 이야기는 더 감동적이다.
제68회 예술선장문부과학대신상, 제6회 가와이하야오 이야기상을 받았다. 송태욱 옮김.
김영사. 504쪽. 1만5천500원.
▲ 파리의 도서관 = 프랑스 파리에 있는 미국 도서관 사서로 일하는 오딜은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나치 독일군에 점령된 상태에서도 도서관을 지키며 업무를 계속한다.
특히 나치의 유대인 탄압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도서관의 유대인 회원들에게 책을 배달한다. 이는 나치의 압제에 맞서는 저항 운동의 차원이기도 했다.
수십 년이 지나 미국 몬태나로 이주한 오딜은 호기심과 꿈이 많은 이웃 소녀 릴리에 당시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 사람은 이런 소통과 교감을 통해 나이와 문화 차이를 넘어서는 우정을 쌓고 상처와 상실감을 치유한다.
저자 자넷 스케슬린 찰스는 2차 대전 당시 자료와 회고록을 꼼꼼히 조사해 실화를 바탕으로 이 작품을 썼다. 대부분 등장인물은 실존 인물이라고 한다. 우진하 옮김.
대원씨아이. 344쪽. 1만3천원.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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