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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미얀마 민주화 시위

미얀마 Z세대, 소수민족 연대도 이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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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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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반대 시위를 이끄는 에이 띤자 마웅(왼쪽 아래), 타자 산(오른쪽 위), 와이 모 나잉(오른쪽 아래)을 그린 그림이 소셜미디어에 퍼지고 있다. 트위터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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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에서 쿠데타 반대 시위를 이끄는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자) 지도자 3명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후 첫 거리시위를 조직하면서 “봄의 혁명”이라고 불리는 민주화 시위의 구심점이 되고 있다.

5일 소셜미디어에는 “미얀마의 유명한 청년 지도자들”이라는 소개와 함께 미얀마의 최대 도시 양곤, 제2도시 만달레이, 사가잉 지역의 몽유와에서 민주화 시위를 이끄는 세 명을 그린 헌정 그림이 퍼지고 있다.

양곤에서 활동하는 에이 띤자 마웅(27)은 인권운동가이자 정치인이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새로운 사회를 위한 민주당’(DPNS)이라는 정당 소속으로 출마한 최연소 국회의원 후보 중 한 명이다. 불교도이자 버마족인 그는 아웅산 수지가 이끄는 문민정부 하에서 군부가 벌인 로힝야족 등 소수민족 학살에 반대하는 연대 활동을 벌여왔다.

띤자 마웅은 쿠데타 닷새 만인 지난 2월 6일 양곤 서쪽의 흘라잉타야의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수천명과 첫 거리 시위를 이끌었다. “우리는 독재를 원하지 않는다”고 외치는 여성들의 모습은 전국에 큰 영감을 줬다고 미얀마나우가 전했다. 띤자 마웅은 “침묵 뒤에 가장 강력한 폭풍이 온다”면서 지속적인 저항을 강조했다.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홍콩의 민주세력 연합체인 ‘밀크티 동맹’에 참여하며 군사정권을 규탄하는 데도 앞장섰다.

만달레이에서는 타자 산이 지난 2월 4일 쿠데타 이후 첫 거리 시위를 주도했다. 당시 만달레이 의대 밖에서 학생들이 벌인 기습 시위에서 그가 미얀마 남성 전통치마(사롱)를 입고 확성기를 들고 열정적으로 연설하는 사진과 동영상이 전 세계에 퍼졌다. 한 누리꾼은 “타자 산은 쿠데타의 충격으로 대중들이 무력한 상태였을 때 가장 먼저 소규모 시위를 시작했다”면서 “우리가 많은 신세를 진 가장 용맹한 젊은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몽유와 지역에서는 학생인 와이 모 나잉 노동자들의 파업을 주도하고 있다. 와이 모 나잉은 시위 연설에서 “우리는 그들의 군사 통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매일 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의 종교는 각각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다. 불교도 인구가 90%에 가깝고 소수 종교, 소수 민족 탄압의 역사가 있는 미얀마에서 청년들의 다양한 연대를 상징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부 미얀마 소수 민족 청년들은 반군에 입대하고 있다. 카친족 반군에 합류한 조 뚜(23)는 “더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싸우고 있다. 많은 사람이 최후의 싸움이라고 생각해 자원 입대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 프런티어 미얀마에 말했다. 소수 민족 무장단체들은 미얀마 주류 버마족이 주도해 만든 임시정부(CRPH)와 함께 연방군 창설에 합류하고 있다.

미얀마 임시정부는 소수 민족 무장단체들과 손잡고 2008년에 제정된 헌법 무효를 선언했다. 미얀마 10개 소수 민족 무장단체가 모인 ‘평화 프로세스 운영팀(PPST)’은 독재 종식, 2008년 헌법 폐지, 완전한 민주주의 달성, 연방연합 설립 및 구금된 모든 사람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고 현지 매체 이라와디가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 2008년 헌법 폐지를 위해 주류 민족인 버마족과 소수민족이 손잡은 것이다.

미얀마 헌법상 군부는 의회 의석의 25%를 선거 없이 자동 할당받고, 대통령과 별도의 군 통수권과 비상사태 선포권을 부여받는다. 그러나 헌법을 개정하려면 의회 75%를 동의를 거치도록 해 사실상 개헌을 막아놨다. 미얀마 시민들은 ‘반쪽짜리 민주화’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으려면 궁극적으로 개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시정부가 약속한 ‘연방연합’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의 아버지 아웅산 장군이 독립 운동할 당시 소수 민족에게 도입을 약속한 통치 형태다. 하지만 독립 후 아웅산 장군은 암살당했고, 이후 60여년간 집권한 군부는 소수 민족을 학살했다. 로힝야족 등 소수 민족 학살은 아웅산 수지 정부가 이끄는 문민정부 집권 기간인 2016~2019년에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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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운동가인 타자 산이 군부 쿠데타가 벌어진 지 사흘 만인 지난 2월 4일 만달레이에서 확성기를 들고 시민 20여명과 함께 첫 저항 시위에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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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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