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양곤의 시장을 찾은 클라리사 워드 미국 CNN 수석특파원(오른쪽)과 인터뷰하고 있는 미얀마 시민이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CNN 취재팀이 떠난 직후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과 주변 사람들을 납치·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SNS 캡쳐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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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외신 특파원으로서는 최초로 미얀마 현지를 찾은 미국 CNN기자와 인터뷰한 시민들이 모두 군부에 의해 납치·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 현지 매체인 미얀마 나우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일 클라리사 워드 CNN 수석 특파원이 양곤 북부의 2개 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현장 취재에 응했던 시민 최소 6명이 납치·구금된 상태다.
클라리사 워드 CNN 기자는 쿠데타 이후 외신으로서는 최초로 미얀마 입국 허가를 받아 취재 중이다. 주요 외신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쿠데타로 인해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해 현지 매체나 현지 인력을 활용해 보도하고 있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CNN 취재팀의 방문은 화제가 됐다.
CNN 취재팀의 방문은 미얀마 군부가 국제사회를 상대로 ‘이미지 메이킹’에 나서기 위해 고용한 로비스트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CNN취재팀이 군경 차량의 호위를 받는 모습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취재를 주선한 로비스트는 앞서 로이터통신에 “취재팀의 방문을 주선했고,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클라리사 워드 특파원과 취재진은 텐 마일 시장과 밍갈라돈 시장을 찾아 취재했다. 클라리사 워드 특파원과 대화를 하고 있는 시민이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는 모습이 찍힌 사진도 화제가 됐다.
그러나 현지 목격자들을 인용한 미얀마나우의 보도에 따르면 CNN 취재팀이 자리를 뜬 직후 무장한 사복 차림의 남성들이 밍갈라돈 시장에서 최소 5명, 텐 마일 시장에서 2명을 납치해갔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들 중 3명은 CNN의 인터뷰에 응했고, 2명은 사진을 찍고 있었으며 나머지는 취재 당시 인터뷰이 근처에 있었다.
납치·구금된 이들은 군 심문소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1명은 풀려났지만 6명은 여전히 억류된 상태로, 매체는 “최대 9명이 억류된 것으로 보이지만 2명은 신원파악이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납치된 시민의 가족들은 “찾아가도 만날 수 조차 없었다”고 전했다.
반(反) 쿠데타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미얀마 주요 활동가들과 시민들은 CNN이 이들의 석방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납치된 이들이 군 심문소에 구금되어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그 배후에 군부가 있었다는 분노 여론이 들끓고 있다. 또한 CNN이 납치·구금의 배후에 군부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며 분노 여론이 들끓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도 “클라리사 워드 수석특파원과 CNN 취재팀이 인터뷰이들이 위험에 처할 것이란걸 몰랐을 리 없다. 즉각 목소리를 내달라”는 호소를 담은 내용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리고 있다.
국제인권단체인 필 로버트슨 휴먼라이츠워치(HRW) 아시아 부국장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번 사태는 “미얀마 군사정권이 벌인 믿을 수 없고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클라리사 워드와 CNN은 자신들이 인터뷰한 시민들이 즉시 무조건적으로 풀려나지 않는 한 수도 네피도에서 진행될 큰 인터뷰들이 취소될 것이라 즉각 말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는 군부에 맞서는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연합(AAPP)의 3일 오전 집계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시위대에 대한 군부의 유혈탄압으로 사망한 시민의 수는 55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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