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너지부, 국방부 증산 압박에도..."7월부터 감산해제"
여름철 수요회복 기대감..."코로나19, 전기차 등 변수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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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산유국들 간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에서 증산을 발표했음에도 국제유가가 4% 가까이 급등했다. 증산안 규모가 시장예상에 미치지 않았던 데다 올 여름부터 석유 수요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유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다만 유럽의 코로나19 상황 악화와 각국의 친환경정책 등 따른 변수도 많아 석유 수요 회복세가 중장기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장대비 2.29달러(3.9%) 상승한 배럴당 61.4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일보다 2.12달러(3.4%) 급등해 배럴당 64.8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열린 OPEC+ 석유장관회의에서 산유국들이 증산을 발표했음에도 국제유가가 4%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이번 상승의 주된 요인은 시장 예상보다 작았던 증산 규모 때문으로 분석된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OPEC+ 석유장관회의에서 가맹국들은 내달부터 7월까지 기존 감산조치를 단계적으로 완화시키는 점진적인 증산안에 합의했다. 가맹국들은 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7월까지 매달 일일 50만배럴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원유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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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타스통신은 OPEC+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가맹국들이 다음달과 6월에 각각 하루 35만배럴씩, 7월에는 40만배럴씩 기존 감산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지금까지 하루 100만배럴씩 감산 중인 사우디의 감산 계획은 오는 7월에 마무리된다. 앞서 회의 전까지는 미국에서 사우디측에 직접 증산압력을 가해졌단 소식이 전해지며 사우디가 다음달부터 감산을 중단하고 대규모 증산안을 낼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OPEC+ 회의 전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가졌으며, 소비자들에게 적절한 가격의 에너지를 공급해야하며 세계 각국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도 사우디를 압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미 국방부 고위관계자들은 WSJ에 사우디에 설치된 패트리어트 대공미사일 포대 3개 및 페르시아만에 상시 주둔한 미 항공모함 전단의 철군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사우디는 대규모 증산안을 발표하지 않고 감산조치를 7월에야 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압둘 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사우디의 일일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은 7월까지 단계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증산 결정은 매우 보수적인 조치로, 합의에 있어서 미국의 영향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비잔 남다르 잔가네 이란 석유장관도 "오는 7월까지 석달간 하루 생산량을 총 110만배럴 늘리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데다 각국의 친환경정책 속 전기차 생산확대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 석유 수요 회복세가 지속되긴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스위스의 석유기업인 군보르그룹의 토브욘 톤퀴비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변수들이 있는 상황에서 OPEC 국가들조차 수요회복세를 아직 믿지 못하고 있으며, 결국 공급량을 계속 제한해 가격을 떠받치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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